빠르게 진전되는 ‘위안화 국제화’…중국 증시상승 촉매제되나?

입력 2014-02-17 09:30  

테이퍼링 추진에 따라 우리의 국제위상과 내부적인 완충능력에 상관없이 외자이탈 등 부작용이 의외로 크게 나타남에 따라 ‘제3의 대안’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이제 우리 수출비중이 미국보다 중국과 주변국이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세에 맞춰 ‘한국내 위안화 허브’를 구축하자는 방안이다.


시진펑-리커창 체제 출범 이후 중국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국제화 과제를 적극 추진해오고 있다. 가장 먼저 체결했던 아세안 10개국과 위안화 무역결제 협정을 확대했다. 중국 내에서도 위안화 무역결제가 가능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적용했고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위안화를 본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도 개방해 놓았다.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통화스와프 협정은 그동안 3단계에 걸쳐 이제는 거의 모든 국가에 맺을 만큼 단기간에 가장 빠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1단계에서는 중화경제권과 화인경제권에 속한 중국의 실질적인 영향권에 속한 국가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추진했다.


금융위기 이후 2단계에는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벨라루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 등 주로 신흥국과 체결했다. 유럽재정위기가 발생한 2011년 이후 3단계에서는 이전 두 단계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로 랜드 회원국을 중심으로 선진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는데 주력해 오고 있다.


중국이 최근 수년 간 위안화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국의 경제위상에 걸맞은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미국과 함께 ‘차이메리카 혹은 G2 시대가 열렸다’ 할 만큼 국제적인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 구매력 기준으로 골드만삭스는 2020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테이퍼링 추진 이후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더 서두르는 것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위상 확보 이외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해 이른바 달러 함정(dollar trap)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미국채 보유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온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당초 계획과 예상에 비해 빠른 진척에도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8가지 지표를 사용해 주요 통화의 국제화 정도를 평가한 결과를 보면 위안화는 아직까지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MF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본거래의 통제를 지적했다. 중국도 이 점을 주목해 앞으로 빠르게 자유화를 진척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가 새로운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화폐의 본래적 기능과 지역 혹은 범세계 중심통화로서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가능하다. 특히 화폐가 가져야 할 거래 단위, 가치저장 기능, 회계단위 등의 본래적 기능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 기축통화는 특정국 국민 이외에도 같은 지역 블록 혹은 전 세계 국민들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자 기능도 함께 충족시켜야 한다.


특정통화가 이런 요건을 갖춰 새로운 기축통화로 도입돼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유로화가 도입되기까지 길게는 20세기 초 자유사상가에 의해 첫 통합을 구상한 시점부터 따진다면 100년 이상이 소요됐다. 현재 유로화가 공식적인 지역공동통화로 도입된 지 10년이 넘고 있지만 유로화가 제도로 정착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간이 지배적이다³.







우리 입장에서는 위안화 국제화 등 중국의 국제위상 제고에 따라 다양한 각도에서 추진될 중국의 정책변화에 시급히 대비해 놓아야 한다. 갈수록 중국이 주변국에 대해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시점에서 무역불균형이 심하고 제3국 시장에서 중국과 경합관계가 가장 높은 우리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확실하다.


최근 몇 년간 우리가 당한 수입규제 중에서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위기 이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해 주는 대목이다.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도 한계를 넘은지 오래됐다. 또 국제화 추진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그 어느 때보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와 경쟁이 가장 심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리면 경쟁력 면에서 반사적인 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이 원화와 위안화 가치간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원화와 엔화 가치간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 우리 외환정책과 경제에 있어서 독립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원화와 위안화 가치간의 동조화 현상까지 가세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6년간 평균 우리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국내기업과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위안화 환율을 참고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에서도 테이퍼링 추진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국내 위안화 거래소 혹은 위안화 허브’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때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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