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진출 10년, 사라진 선진금융

입력 2014-04-12 07:18  

<앵커>
선진금융기법을 전수해주겠다며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은행들이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정보유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인력과 조직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매해 저조한 실적을 보이면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91억원으로 지난해(2385억원)보다 8.1% 감소했습니다.

SC은행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SC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169억 원으로 전년(1949억원)보다 40%나 급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씨티은행과 SC은행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습니다.

SC은행은 지난해 말 명예퇴직으로 200명을 내보냈고 지난 2012년 199명을 줄인 씨티은행 역시 190개 지점 가운데 30%에 가까운 56개 점포를 통폐합한다고 밝혀 추가적인 대규모 인력 감축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인력과 조직 축소만으로는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외 선진국과 국내 노동시장의 차이점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서병호 금융연구원 박사

"미국과 영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유연하기 때문에 장사가 안될 때 무능한 직원들을 그만두게 해 회사 경쟁력을 높힌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실상 희망퇴직을 통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본사 경영진들이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 지속적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두는 데에는 국내시장에 대한 이들 은행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외국계은행들이 부동산 금융과 고금리 가계대출 중심의 전략을 세우고 국내에 들어왔지만 이후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고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상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두 은행이 소매금융에 몰두를 했다 특히 담보대출, 모기지 쪽으로.. 그런데 한국 부동산시장이 어려워져 버리니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외국계 은행들은 국내시장에서의 부진이 규제 때문이라며 불만을 내놓습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외국계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금융산업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50%를 훌쩍 넘는 응답자가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개입’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금융 자체가 규제산업인 만큼 불평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서병호 금융연구원 박사

“규제가 너무 강하고 금리가 낮다는 것 가지고 불평만 하지 말고 경쟁력 있는 상품, 다른 은행과 차별화 하는지 돌아봐야한다”

또 국내에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기여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수익성이 악화되어도 곧바로 기부나 인력을 감축하지 않는 국내 금융사들과 달리 외국계은행들은 구조조정이라는 즉각적인 대응과 함께 수익성을 내는 상품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지난해말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대규모 고객정보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2차피해까지 발생하면서 국민의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선진금융기법을 자랑하며 들어온 외국계금융사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하면서 위상이 위축되고 있는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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