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확대시 대중소기업간·업종간 임금격차 커진다

입력 2014-04-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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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업종 근로자간의 임금격차가 더욱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임금격차`(변양규 연구위원, 우광호 선임연구원)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관한 논의가 임금상승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하며, 임금격차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 임금은 435만 7천원 증가하고 비정규직은 51만 7천원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임금격차는 384만원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 확대는 사업장의 규모에 관계없이 경제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결국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비정규직의 상대적 임금을 낮춰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유인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일자리의 질 또한 떨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정상여가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제조업 500인 이상 사업장과 1~4인 사업장의 연간 1인당 임금총액 격차는 현 3,447만원에서 3,865만으로 약 418만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현재 2.57배에서 2.76배로 확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는 원인은 1~4인 사업장의 경우 고정상여가 임금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불과하지만, 500인 이상의 사업장은 21.1%의 높은 비중을 차지해 고정상여가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대형 사업장의 통상임금 증가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인해 제조업 업종 간의 임금격차도 확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은 247만 6천원,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213만원 증가하는데 비해, 인쇄·기록매체 복제업은 5만 6천원, 의복·액세서리·모피 제조업은 6만 5천원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최고임금업종-최저임금업종 간의 임금격차도 현 3,617만원에서 3,893만원으로 276만원 가량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변양규 연구위원은 "임금연공성과 고용경직성이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생산성 증대가 수반되지 않은 채 통상임금 범위만 확대되어 대기업·정규직의 과도한 임금 상승을 유발한다면 경제 전체의 고용창출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앞서 임금체계의 단순화와 생산성에 근거한 임금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변 연구위원은 또한 정부나 입법부의 경우 임금격차 확대 가능성을 고려한 통상임금 범위 설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 기업의 경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적극적 투자, 노동조합의 경우 임금 증가뿐만 아니라 임금격차 확대도 고려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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