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가라앉지 않을 희생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입력 2014-04-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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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생사의 기로에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했던 이들의 사연이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선원은 마지막이다”

16일 오전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선내 방송을 담당했던 故 박지영(22) 씨는 숨이 다 할 때까지 승객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박 씨는 배가 기울고 있는 순간에도 끝까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줬다.

안산 단원고 김모 양은 "3층 로비에서 언니(박지영 씨)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전해주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전했다.

김 양은 "언니는 안 입느냐고 물어보니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 다 구해주고 난 나중에 나갈게`라고 했다"고 당시 박 씨의 모습을 전했다.

또 탑승객 양모 씨(49·남)는 "3층에 있던 여승무원(박지영 씨)은 모두가 탈출하는 마지막까지 안내방송을 했고, 학생들에게 먼저 가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2012년부터 대학을 휴학하고 청해진해운에 입사했으며,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생활하며 생계를 도운 효녀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승객들 구하려고 기울어지는 선내로..’

故 김기웅(28)씨와 정현선(28·여)씨의 고귀한 희생도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침몰 여객선에서 구조된 40대 남성은 지난 19일 정씨의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남성은 아르바이트생 김기웅 씨와 세월호 승무원 정현선 씨가 탈출을 마다하고 승객들을 구하고자 기울어지는 선내에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김 씨는 세월호 3층 로비에서 자고 있던 동료 3명을 깨워 탈출을 시도했고, 여객선을 빠져나오던 중 여자 친구인 정 씨를 찾기 위해 선내로 되돌아갔다.

김 씨와 정 씨는 동행한 승객을 먼저 탈출시킨 뒤 기울어지는 선내로 다시 들어갔다. 이것이 이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4년간의 교제 끝에 올 가을 결혼할 예정이었다. 이 사실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이들 구하러 가야한다”

세월호 사무장인 양대홍(45)씨 역시 자신보다 승객들을 먼저 생각했다.

양대홍 씨의 형 양 모(57)씨는 동생은 침몰 사고 당시 세월호에 남아 끝까지 승객들을 구조하다 실종됐다며 동생이 부인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양씨에 따르면 동생은 지난 16일 오전 10시께 부인 안 모씨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다.

그는 아내에게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 뒤 “통장에 있는 돈을 애 등록금으로 사용하라”라고 말했다.

이어 “길게 통화하지 못한다.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한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말을 남긴 양대홍 씨의 생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을 살리려고 노력하다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저는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승무원들 뿐 만 아니라 제자들을 구하려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선생님도 있었다.

故 남윤철(36) 교사는 세월호 침몰 당시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제자들을 대피시켰지만 정작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남 교사는 세월호 침몰 하루만인 17일 오전 세월호 후미에서 차가운 모습으로 발견됐다.

구조된 학생들에 따르면 남 교사는 선체가 기울고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침착하라’며 학생들을 찾아 대피시켰고, 남은 학생들을 위해 다시 배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비상구 쪽에 있어 충분히 빠져 나올 수 있었지만 끝까지 제자들을 챙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단원고 학생 김모 군은 “선생님이 우리 먼저 탈출시키셨는데 탈출하려는 순간 물살이 거세져 물에 쓸려 떠내려갔다”며 남 교사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20일 오전 7시께 열린 남 교사의 장례식에서 그의 아버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살리려고 노력하다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저는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또 "아이들을 놔두고 살아 나왔어도 괴로워서 그 아인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윤철인 그런 아이였어요“라며 아들을 가슴에 묻었다.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 친구에게 건네’

친구를 위해 구명조끼를 양보한 학생도 있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故 정차웅(17) 군은 친구를 도와주다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웅 군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수영을 못하는 친구에게 건넸다. 정 군은 이어 다른 친구를 구하려다 변을 당했다.

평소 부모님의 속을 한 번도 썩인 적 없던 모범생이었던 정 군은 검도 3단 유단자로 대학 체육학과에 진학하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특히 정 군은 활달한 성격으로 평소에도 친구들 잘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군의 친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차웅은 평소 쾌활한 성격을 가진 친구였다”며 “웅이는 심성이 착해서 친구들의 장난도 잘 받아주는 친구였다”고 그를 기억했다.

세월호 침몰에도 빛났던 이들의 희생정신에 국민들은 감동했다.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 침몰에도 끝가지 희생했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세월호 침몰하는 와중에 승객들, 제자들 먼저 챙겼던 분들 정말 멋지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모든 분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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