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 장혁의 코믹본능, 통하였느냐

입력 2014-07-11 09:52  


그야말로 장혁의 원맨쇼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선 굵고 남자다운 이미지를 고수해왔던 장혁이 MBC 수목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를 통해 무게를 벗어던졌다. 한껏 가벼워진 장혁은 극 속을 뛰고 날며 재미와 몰입도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다. 장혁의 이와 같은 연기변신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매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 4회에서는 김미영(장나라 분)과 결혼식을 올리게 된 이건(장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미영은 이건을 위해 임신중절수술을 결심하지만 아이의 심장 박동을 들은 이건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건은 마냥 착하고 순수한 김미영에 대한 연민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가운데 김미영의 모친과 이건의 친조모에 떠밀려 반 강제적인 결혼식이 진행됐다.

아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 이건은 김미영과의 결혼 생활을 결심하지만, 박사장(정은표 분)이 선물이라며 건넨 비아그라가 당초, 김미영과의 하룻밤을 만들어 낸 계기라는 것을 알고 깊은 패닉에 빠졌다. 이에 김미영이 외가에서 며칠간의 휴식을 보내는 동안, 이건은 억울함에 밤을 지새웠고 급기야는 다크써클이 내려앉은 눈으로 정신과 상담 치료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장혁은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임신중절수술과 원치 않는 결혼이라는 다소 무거운 에피소드가 베이스로 깔린 가운데 장혁의 코믹 연기는 이와 같은 분위기를 쇄신시키며 로맨틱코미디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과 얼굴에 흐르는 땀, 그리고 눈 밑에 다크써클을 드리운 채 속사포로 심경 고백을 하는 장혁의 모습은 드라마를 넘어선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 신선함과 새로움을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상의도 없이 중절수술을 위해 병원을 향한 김미영을 찾기 위해 사람들 사이를 뛰어다니고 이동식 침대 밑을 슬라이딩하는 등 이건의 발랄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하며 그야말로 원맨쇼를 이뤄낸 것.

12년 만에 만난 장나라와 장혁, 두 배우의 시너지는 이미 증명된 사실이지만 배우 각자의 역량 또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크게 견인하는 듯 보였다. 오랜 시간 로맨틱코미디를 원했다고 밝힌 장혁은 배우로서의 내공과 그 간절함을 담아 이건에 올인했다. 그야말로 작정하고 칼을 간 모양새다. 이건으로 극중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장혁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벌써 관심이 집중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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