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널 사랑해’ 가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4일 방송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에서는 쌍둥이를 출산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달팽이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건(장혁 분) 또한 유전병 발병 위험에서 자유로워졌다. 더는 두 사람의 행복을 가로막을 것이 없었다.
하룻밤 실수로 시작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이 드라마의 줄거리는 사실 뻔한 스토리에 불과했다. 물론 이 뻔한 스토리를 유쾌하게 그려낸 연출 또한 신선했지만 가장 훌륭했던 것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전혀 뻔하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어낸 두 배우 장혁, 장나라의 ‘케미’ 였다.
먼저 장혁은 다소 오바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이건’ 이란 캐릭터를 손에 넣고 주무르듯 유연하게 연기했다. 특유의 작위적인 웃음을 지으면서도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장혁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액션 배우’ 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장혁에게 이토록 희극적인 얼굴, 그리고 비극적인 얼굴의 공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했다.
장나라는 답답하리만치 착한 캐릭터 김미영을 연기하면서도 시청자들을 전혀 ‘답답’ 하게 만들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안경을 쓴 김미영이 눈을 찡그리는 표정, 조용조용하지만 강단 있는 말투,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순한 웃음 등 사소한 부분까지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걸친 노력이 느껴졌다.
배우들의 호연이 밑받침 되다보니 밑도 끝도 없는 ‘막장 설정’ 이나 흔한 악녀가 등장하지 않아도 매회 흡입력이 대단했다. 순둥이 김미영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는 이건의 모습처럼 시청자들 또한 이 순하고 나직한 드라마에 애정을 느꼈을 터.
2002년 ‘명랑 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재회한 장혁-장나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 는 두 배우의 운명적인 ‘케미’ 로 호평 속에 마무리 됐다.
한편 ‘운명처럼 널 사랑해’ 후속으로는 감우성, 수영 주연의 ‘내 생애 봄날’ 이 방영될 예정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