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①] ‘운널사’ 뻔한 로코? ‘펀’한 드라마!

입력 2014-09-05 09:33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종영했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적 구조를 띠며 1990년대 청춘로맨스를 보는 듯한 진부한 설정으로 수목드라마 중 최약체로 언급됐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드라마틱한 대역전극을 썼다. 로맨틱코미디라라는 큰 줄기는 벗어나지 않았으나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본 드라마만의 펀(FUN)한 매력적인 요소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초반부터 강렬했다. 톡톡 튀는 로맨틱코미디를 표방하는 만큼,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즐비했다. 현실적인 설득력을 어필하는 대신 만화적인 상상력을 증대시켰다. 운명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묶인 재벌남과 평범녀의 사랑이야기를 현실이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은 더 이상 없을 것.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이 지점을 파고들어 판타지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만화적인 연출이 늘어날수록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자신만의 확고한 노선의 로맨틱코미디를 구현할 수 있었다.

뻔한 로맨틱 코미디를 탈피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빠른 전개를 빼놓을 수 없다. 남녀 관계에 있어 사랑의 결실이라 불리는 소중한 하룻밤을 실수로 보낸 두 사람의 역주행로맨스는 숨 쉴 틈 없이 진행됐다. 우연을 거듭한 만남에서 억지로 맺은 결혼, 그리고 서서히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 뒤 시련을 맞이하기까지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진정한 사랑과 가족애를 그리기 위해, 전개의 군더더기를 최소화시키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다.

덕분에 시청자들의 심기를 거스를만한 전개는 없었다. 많은 이들의 걱정과 빈축을 모았던 이건의 기억상실증 전개 또한 단 한편으로 축약하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향후 벌어질 갈등 조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개 중 하나였을 뿐이다.

흐름에 따라, 전개에 따라 이야기가 급변하다보니 볼거리 또한 늘어났다. 우연은 운명으로 바뀌었고 남녀 간의 사랑은 가족 간의 사랑으로 확장됐다. 이 안에서 초반에 유쾌하고 밝기만 했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슬픔과 시련, 감동을 머금었고 뻔한 로맨틱코미디를 떠나 한 편의 드라마로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코믹에서 달달, 감동 그리고 다시 코믹으로 이어지기까지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그야말로 ‘어메이징’한 4단 변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설정을 가능케 한, 성공의 마지막 한 조각은 배우 장혁과 장나라였다. 12년 만에 다시 재회한 장혁과 장나라는 변함없는 호흡을 선사했다. 지난 12년 간 각자 쌓아올렸던 연기내공에, 케미스트리까지 더해지며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낳은 모양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두고두고 회자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장혁과 장나라의 공이 컸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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