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파손' 법정 공방··시장 우려 '증폭'

입력 2014-09-14 18:57   수정 2014-09-15 09:05



삼성전자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 기간 중 자사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LG전자 조성진 사장과 세탁기 담당 조모 임원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삼성전자는 LG전자 임직원이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하는 장면을 CCTV로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또한 IFA 기간 중 베를린 시내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가 파손돼 다른 매장을 점검하던 중 자툰 슈티클리츠 매장의 세탁기 3대가 동일한 형태로 망가진 사실을 추가 확인해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슈티글리츠 매장 측과 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 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 중 한 명이 세탁기를 파손시키고 현장을 떠났는데 그 사람이 LG전자 사장이란 점을 확인했지만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현지에서는 사안을 확대하지 않고 국내에 돌아와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면서 "기업 간의 올바른 경쟁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진실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해외 출장에서 경쟁사의 현지 제품과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며 삼성의 수사사의뢰를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LG전자는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본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회사(삼성전자) 제품을 파손시켜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상식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LG전자는 "다른 회사 세탁기들과 달리 유독 특정회사(삼성전자) 해당 모델은 세탁기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면서도 "그러나 검찰 조사에는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국내 대표 가전사들이 해외 행사 중 벌어진 일로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 두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 등 글로벌 경쟁력이 이 일로 약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과 LG전자는 한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법정 공방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경우 어느 한 회사는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삼성과 LG전자 관계자들 사이는 물론이고 두 회사의 진실 싸움을 바라봐야 하는 시장에서는 `법정 공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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