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 극장골… 전북 현대, 대전서 4-3 짜릿한 승리

입력 2015-07-06 09:36   수정 2015-07-07 00:47


▲ 2골을 뽑아내며 골잡이 본능을 과시한 이동국(자료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장군멍군도 보통 한 두 번으로 끝나는 것인데 이 경기는 그 이상이었다. 꼴찌팀 대전이 안방에서 선두 전북을 혼쭐내기에 충분한 경기였지만 베테랑 이동국이 이를 그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역시 그는 최고의 해결사였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5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 경기에서 간판 골잡이 이동국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두고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경기 시작 후 6분만에 전북의 선취골이 터졌다. 대전이 아무리 홈경기라지만 1위 전북과의 경기력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골이었다. 특급 미드필더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을 시원하게 뚫은 뒤 밀어준 공을 왼발잡이 공격수 에두가 깔끔하게 마무리한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대전 선수들도 포기할 줄 몰랐다. 28분에 환상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왼쪽 구석에서 황지웅이 밀어준 공을 받은 미드필더 황인범이 그림같은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권순태가 지키고 있는 전북 골문 오른쪽 톱 코너를 제대로 꿰뚫었다. 일요일 저녁 퍼플 아레나를 찾아온 대전의 홈팬들이 열광하기에 충분한 명장면이었다.

이에 최강희 감독은 곧바로 수비형 미드필더 최보경을 빼고 골잡이 이동국을 들여보내며 `더블 타워`를 내세웠다. 그 효과는 단 6분만에 확실하게 나타났다.

문상윤이 오른쪽 측면을 허물며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밀어준 공을 이동국이 골문 앞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려 가볍게 밀어넣기를 성공시켰다. 황인범의 동점골로 뜨겁게 타오르던 대전의 기세가 단번에 꺾이는 순간이었다.

1-2로 뒤진 상태에서 후반전을 맞이한 홈팀 대전은 시작 후 7분만에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전북 문상윤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된 것이다. 전북 선수들은 고의성이 없는 핸드볼 반칙이었고 그 위치도 박스 밖이었다는 주장을 했지만 손재선 제1부심과 의견을 주고받은 박진호 주심이 신중한 결정을 내렸다.

이 페널티킥 기회를 잡은 선수는 울산 현대의 유스 출신 유망주로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고 사흘 전 대전 시티즌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고민혁이었다. 전북 골문 왼쪽 구석으로 굴러들어간 그의 오른발 인사이드킥은 데뷔전 데뷔골의 역사를 또 하나 만든 셈이었다.

이것만으로도 명승부 조건은 충분히 갖추어졌지만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60분에 최철순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대전 골문 왼쪽 기둥에 맞고 나온 것을 선취골의 주인공 에두가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하지만 전북이 한 골 달아나면 대전이 따라붙고 하는 흐름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81분에 황인범이 찔러준 공을 받은 한의권이 왼발로 낮게 깔아찬 공이 전북의 골문을 또 한 번 뒤흔든 것이다. 7월의 첫 일요일 밤에 터진 퍼플 아레나의 골잔치는 그칠 줄 몰랐다.

3분 뒤에 대전의 후반전 교체선수 이현호가 결정적인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시킬 기회를 잡고 오른발 끝으로 밀어넣기를 시도했지만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전북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이 빛났다.

그래서 경기는 이대로 3-3 무승부로 끝나는 듯 보였다. 88분에 터진 이동국의 기막힌 왼발 터닝슛이 대전 골키퍼 박주원의 정면으로 굴러가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시간의 기적이 일어났다. 정말로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추가시간도 4분하고도 36초에 `윌킨슨-에두`로 연결된 공이 이동국의 앞으로 다시 굴러왔다. 그는 누구보다도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정확하게 공을 밀어넣어 경기를 끝낸 것이다.

대전 선수들은 왼쪽 끝줄까지 움직였던 이동국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주장했지만 에두의 발끝에 맞는 순간 이동국은 어슬렁거리지 않고 분명히 온사이드 위치로 이동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으르거나 방관하는 골잡이는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전북은 수원(36점)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1위(43점, 13승 4무 3패, 33득점 21실점) 자리를 굳게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전북은 오는 8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광주 FC와의 21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 2015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결과(5일 오후 7시, 대전 퍼플 아레나)

★ 대전 시티즌 3-4 전북 현대 [득점 : 황인범(28분,도움-황지웅), 고민혁(54분,PK), 한의권(81분,도움-황인범) / 에두(6분,도움-이재성), 이동국(34분,도움-문상윤), 에두(60분), 이동국(90+5분,도움-에두)]

◇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순위표

1 전북 현대 43점 13승 4무 3패 33득점 21실점 +12

2 수원 블루윙즈 36점 10승 6무 4패 32득점 21실점 +11

3 전남 드래곤즈 31점 8승 7무 5패 26득점 24실점 2+

4 FC 서울 31점 8승 7무 5패 22득점 21실점 +1

5 포항 스틸러스 30점 8승 6무 6패 25득점 21실점 +4

6 성남 FC 29점 7승 8무 5패 24득점 22실점 +2

7 인천 유나이티드 FC 27점 6승 9무 5패 19득점 16실점 +3

8 제주 유나이티드 26점 7승 5무 8패 29득점 27실점 +2

9 광주 FC 25점 6승 7무 7패 21득점 23실점 -2

10 울산 현대 20점 4승 8무 8패 22득점 23실점 -1

11 부산 아이파크 16점 4승 4무 12패 15득점 26실점 -11

12 대전 시티즌 8점 1승 5무 14패 15득점 38실점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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