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로 가는 중국 역직구 물품 "화장품은 안 돼!"

입력 2015-08-31 20:11  



관세청은 중국 세관과의 협의를 통해 여객화물 페리선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해상배송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가 온라인몰을 통해 한국 물품을 구입할 경우, 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해송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인천항·평택항 그리고 중국 청도항·위해항을 오가는 한중 페리선을 이용하면 항공운송에 비해 배송기간이 하루 정도 더 걸린다. 하지만 항공운송(EMS) 비용이 kg당 15,000~20,000원에 달하는 것에 비해 페리·택배운송은 6,000~8,000원 정도이므로 물류비용을 최소 40% 이상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관절차 또한 간편한 엑스레이(X-Ray) 검사만 거치기로 했다. 이처럼 물류비용이 내려가고 통관절차가 간단해지는 만큼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물품 직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다.

지난 3월 시범운영 때에 비해 중국 내 통관세관 및 이용가능 업체도 크게 늘었다. 시범운영 때는 청도본부세관 산하 대항세관에 한정됐으나 이번 본격 시행에 맞춰 위해세관과 황도세관이 추가됐고 이용 가능한 업체는 기존 4개에서 중국세관에 등록된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통관허용 품목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기존에는 의류, 기저귀, 분유, 생활용품, 소형가전 제품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5개 품목을 제외한 모든 제품을 해상으로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중국세관이 여전히 해상배송을 불허한 제품은 건조생선, 주류, 담배류, 금·은·보석류 그리고 `화장품`이다. 역직구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화장품업계로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세관이 5개 품목의 해상배송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국내서도 미국 제품 직구 시 목록통관과 일반통관 물품이 따로 있듯이 각 국마다 나름의 통관정책이 있기 마련인 만큼 일단 수용하되 시간을 두고 설득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중국 해외직구 시장 연 평균 60% 성장

2018년 화장품만 47조원 시장 형성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 위해 곳곳에 `빗장`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열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해외직구가 열풍이다.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은 해외직구를 통해 26조원 이상을 소비했다. 인터넷 보급률이 45%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국보다 13배 정도 큰 규모의 해외직구를 한 셈이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는 2018년까지 중국의 해외직구 시장이 연평균 60%씩 성장해 180조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직구가 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한국산 화장품이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고 내한 중국인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트레이드증권 측은 "그동안 국내 화장품업계가 연간 600백만명 정도의 내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해외 소비자 판매를 늘려왔다면 이제는 역직구를 통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나머지 12억 중국인들이 포함된 새로운 시장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 역직구족을 위한 쇼핑몰인 글로벌롯데닷컴의 매출 1위 품목은 화장품이다. 가장 큰 손은 역시 중국인. 커지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들은 국내 유통업체들의 역직구몰은 물론 티몰글로벌을 비롯한 중국 현지 직구몰 입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처럼 해외직구를 통한 한국산 화장품 수입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국세관의 이번 조치는 일종의 견제로 해석되고 있다. 역직구 자체를 막을 순 없지만 값싸고 편리한 해상배송을 기어이 불허함으로써 `빗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중국 현지 직구몰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의 화장품산업 보호를 위해 여러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만약 해상배송이 허용돼 판매가를 좀 더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면 면세혜택이 부여되는 100위안 미만의 전략 제품들이 중국 대상 역직구몰을 통해 물밀 듯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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