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조상우의 선발 전환, 신중하게 고려해야

입력 2015-12-31 13:01  

▲조상우(사진=넥센 히어로즈)

팀 상황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선수의 장점을 파괴하는 임기응변식의 변화라면 신중해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내년 시즌 구상에 있어서 조상우의 선발 전환을 예고했다. 염 감독은 붕괴된 팀 마운드의 재건에 있어서 조상우가 마무리를 맡는 것을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에이스 밴헤켄이 리그를 떠났고, 마무리 손승락이 이적을 했다. 여기에 핵심 불펜 한현희는 수술대에 올랐다. 결국 조상우가 마무리를 맡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조상우가 선발로 변신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조상우가 선발로 이동시 당장 마무리를 맡을 자원이 없다. 확실한 불펜 자원이 없기 때문에 마무리로 끌어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필승조도 무너진 마당에 마무리까지 흔들린다면 넥센 마운드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게 된다. 조상우는 분명 좋은 투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선발로 전환한다고 해서 15승이 보장된 것이 아니다. 또한 현재 외국인 투수 2명을 비롯해 다른 국내 선발 자원들이 탄탄하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보험을 걸 이유가 없다.

조상우가 선발로 전환할 경우 마무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조상우가 마무리를 맡을 경우 넥센의 선발진은 코엘로의 활약 여부에 따라 올 시즌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넥센의 선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는 점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조상우의 장점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임기응변식의 보직 변경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조상우는 프로 입단 후 줄곧 불펜에서 활약을 했다. 특히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는 스타일의 투수다. 또한 구종도 다양하지 않다. 사실상 빠른 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선수가 당장 선발로 뛰기 위해서는 여러 구종을 장착해야 하지만 완벽하게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한현희의 사례를 보면 선수를 망칠 수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의 한현희는 위력적인 볼을 던졌지만 선발로 한현희는 전혀 장점이 없는 투수였다.

불펜에서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상대를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선보였지만 선발에서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한 체력 안배를 하면서 한현희의 평균 구속은 138~140km 정도를 형성. 여기에 흔들리는 제구력까지 동반되면서 5이닝을 겨우 막아내는 투수에 불과했다. 결국 한현희는 시즌 중 본래의 자리인 불펜으로 돌아갔다.

결코 조상우와 한현희를 동일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상우는 불펜에서 150km가 넘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짧은 이닝 동안 자신의 힘을 최대한 쓰고 있다. 그런데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로 이동해 장점을 유지하기에는 어렵다. 구속이 전부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상우의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선발 전환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

염 감독의 현재 계획은 장기적인 것보다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넥센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붕괴가 됐기에 선발부터 강화하는 것은 사실 설득력이 떨어진다. 순수하게(?) 선발 강화가 목적이었다면 벤헤켄과 손승락이 앞-뒤를 지키고 있을 때 선발로 전환을 고려했어야 했다. 이미 한현희로 실패를 했다. 그럼에도 또다시 조상우를 선발로 전환하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발상이기도 하다.

감독은 늘 욕심이 날 수도 있지만 선수에게 맞는 옷이 있는 법이다. 이미 불펜에 최적화된 투수. 또한 한창 힘을 쓸 수 있는 나이다. 그런데 굳이 선발이라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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