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중력파 직접 탐지 성공…한국 연구진 상당한 기여에도 울상 왜?

입력 2016-02-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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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중력파 직접 탐지 성공…한국 연구진 상당한 기여에도 울상 왜?
아인슈타인 중력파 직접 탐지 성공에 한국 연구진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 최대규모의 고성능 중력파 관측장치인 미국 `라이고`(LIGO : 레이저 간섭 중력파 관측소)를 중심으로 한 13개국 협력연구단인 라이고과학협력단(LSC)은 11일 (미국동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력파는 큰 질량의 천체가 가속운동을 할 때, 즉 초신성폭발이나 블랙홀 충돌 같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시공간의 일렁임(ripples)이다. 아인슈타인이 1916년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그 존재를 예견했으나 지금까지 직접 검출되지 않았다.
미국 과학재단(NSF)이 단독 투자하는 과학프로젝트로는 규모가 가장 큰 라이고는 2000년부터 10년간 건설과 가동에 6억2천만 달러를 투입하고 세계 80여개 기관 1천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에도 중력파 검출에 실패했다.
이후 라이고는 5년간 2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 지난해 9월 재가동을 시작한 뒤 반년도 안돼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한국 연구진도 이 연구에 참여해 중력파 직접 검출에 기여했다.
2009년부터 서울대, 부산대 등 5개 대학,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2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 20여명이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단장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구성해 라이고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형목 교수는 "한국 연구진은 라이고 실험 자료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에 일부 기여했다"며 "중력파 검출 데이터에 섞여 있는 잡음·신호 분리 알고리즘 연구와 중력파 검출기를 디자인할 때 어떤 천체가 어떻게 관측될지 예상하고 확률을 제공하는 연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KISTI는 대용량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와 기술을 제공해 실험 데이터 분석에 기여했고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는 새로운 중력파 처리방법, 검출기의 특성 결정에 필요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 연구 등으로 중력파 검출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한국 연구진은 중력파 검출에 기쁨보다 아쉬움을 표했다.
중력파 직접 검출은 일반상대성이론 최종 검증이라는 의미와 함께 `중력파 천문학`의 시작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한국은 아무 대비가 돼 있지 않아 이 분야 연구에 더욱 뒤처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력파 연구시설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중력파 연구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 예산 지원도 거의 없어 구경만 해야 할 처지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이 받은 국가 R&D 예산은 2011∼2013년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GRN) 사업 예산 3억원이 전부다. 연구자들은 그 전후에는 개인 연구비를 들여 연구에 참여하는 셈이다.
연구단은 지난해 기초과학연구원(IBS)에 0.01∼1헤르츠(㎐)의 중력파를 검출하는 검출기(SOGRO) 건설을 제안했으나 과제선정에서 탈락했다.
이형목 교수는 "연구과제를 평가할 때 관련 분야의 과거 성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에서 전혀 하지 않던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기가 어렵다"며 "중력파연구협력단도 다른 연구를 하던 사람들이 중력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국제연구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내년, 어쩌면 올해부터 중력파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력파 연구는 응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류 지식의 진보를 위한 기초연구"라며 "국내에서도 이런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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