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만남에서 웃은 현대 '1위 등극'

입력 2016-02-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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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연승을 달성한 현대는 리그 선두에 올라섰다.(사진=현대캐피탈)

5라운드까지 상대전적 2승3패로 열세에 놓여 있던 현대캐피탈. 최근 12연승 행진을 하고 있었으나 대한항공은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없었다. 반면 최근 5연패와 함께 감독이 팀을 떠나며 어수선한 상황에 놓인 대한항공은 충격요법 효과를 기대할 뿐이었다. 그러나 충격요법은 무서운 상승세의 현대캐피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5일 천안에서 펼쳐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시즌 6번째 만남에서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파죽의 13연승과 함께 승점1점차로 OK저축은행을 제치고 리그 1위에 등극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며 6연패 깊은 수렁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두 팀은 극과 극의 상황처럼 경기 내용도 극과 극을 달렸다.

가지고 있는 무기를 모두 활용한 현대캐피탈

직전까지 12연승을 달리던 현대캐피탈.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지만 연승이 길어지면서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대한항공과 상대전적에서 2승3패로 열세였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마치 연습을 하는 것과 같은 경기를 선보였다. 이는 기본적인 플레이뿐만 아니라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턴 플레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레올과 문성민 쌍포는 각각 20득점과 14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두 선수는 공격 성공률에서도 50% 이상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특히 문성민의 경우는 빠른 발을 이용해 여러 패턴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처음 보여준 것은 아니었지만 중앙으로 이동하는 공격은 마치 시간차와 속공의 중간 형태와 같았다. 게다가 중앙 공격수인 최민호와 신영석 역시 일반적인 중앙 속공이 아닌 변형된 공격 성공시켰다.

심지어 리베로 여오현은 수비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세터로 역할을 수행하는 등. 현대캐피탈이 가지고 있는 옵션을 모두 보여줬다. 이런 요소들은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이었다. 특히 1승을 위한 경기보다는 자신들의 배구를 완성하기 위한 경기를 하는 것처럼 경기를 즐기는 듯한 경기를 펼쳤다.

마음만 급한 대한항공, 스스로 무너졌다

최근 5연패와 감독까지 사퇴를 했다. 물론 감독 사퇴로 팀이 반등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일단 장광균 대행체제에서 첫 경기는 이전보다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플레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상대를 따라하는 모습에 급급했고, 결과적으로 참패를 당했다.

시즌 막판 악재의 연속인 대한항공. 이럴 때 팀의 중심은 감독대행이나 코치들이 잡아주는 것이 아니다.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 스스로가 뭉쳐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팀의 중심인 세터 한선수가 코트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배구의 기본이 리시브라고 하지만 어쨌든 공격을 위해서는 세터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세터의 경기 운영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한선수는 상대를 따라하는 것에 급급했다. 분명 패배의 모든 책임이 한선수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경기 템포 조절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선수의 토스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급했다.

상대적으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은 물론 시즌 내내 동일한 플레이를 했지만 대한항공을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상대 플레이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본인들의 플레이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한선수의 토스는 계속 빠르게만 이어졌던 것. 팀의 중심인 한선수가 냉철함을 찾지 못한다면 대한항공은 남은 경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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