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증권가 '부활' 조짐…여의도 증권사 속속 유턴

입력 2016-02-22 06:35   수정 2016-02-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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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의 터줏대감인 대우증권대신증권이 30여 년 만에 둥지를 고향인 명동 부근으로 옮긴다.

명동은 과거 `증권 중심가`로 불린 곳이다.

그러나 1970~1980년대 정부의 여의도 개발 계획에 따라 1979년 15층 규모의 증권거래소 건물이 완공되고서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이 본점을 여의도로 속속 이전했고 `증권가` 타이틀도 명동에서 여의도로 넘어갔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요즘 명동이 다시 금융 중심지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속속 명동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30여년 간의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조만간 고향으로 돌아간다.

우선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는 만큼 자연스레 본점이 현 미래에셋증권과 자산운용사가 있는 중구 수하동 센터원빌딩으로 바뀐다.

애초 1999년 강남 신사동에 둥지를 마련한 미래에셋은 한동안 여의도에 머물다가 2011년 10월 명동 맞은 편의 현 사옥으로 이전했다.

미래에셋과 합병되는 대우증권으로서는 사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1970년 9월23일 설립된 대우증권은 애초 중구 명동2가 한송빌딩에 있다가 1982년 9월 현재의 여의도 사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대우증권이 이사하자 다른 증권사들도 따라옮기면서 지금의 여의도 증권가가 탄생했다.

1985년 대신·신영·한양·대유·동서증권이, 1988년 럭키증권 등 8개사가 명동에서 여의도로 각각 이전했다.

대우증권의 귀향은 34년여 만이다.

대우증권은 2001년 3월 대우그룹 사태로 여의도 본사 사옥을 매각했다가 2008년 8월에 되찾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현 여의도 대우증권 사옥을 매각할지 아직 결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대우증권보다 3년 늦게 여의도로 이전한 대신증권도 31년 만에 고향 명동으로 돌아간다.

명동 국립극장 자리에서 증권업을 시작한 대신증권은 1985년 현 여의도 사옥으로 옮기고서 줄곧 여의도 증권가의 상징인 황소상(상승장을 의미)과 객장 전광판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 여의도 본사 사옥을 옆집 신영증권에 매각하고 현재까지 기존 사무실 공간을 임대해 계속 써왔다.

대신증권은 명동 중앙극장 터에 현재의 3배인 26층 규모로 신사옥을 짓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신사옥은 올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며, 12월 말에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증권과 자산운용뿐 아니라 종로에 있는 에프앤아이와 강남에 자리잡고 있는 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이 한데 모인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건물 앞에 있는 황소상 역시 명동 신사옥으로 옮겨진다.

이에 따라 내년쯤이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증권사와 함께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을지로 주변에 옹기종기 모이게 됐다.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2004년 여의도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을지로 현 사옥으로 옮겼다.

한편 삼성증권은 한동안 명동에 자리잡고 있다가 2009년 그곳을 떠났다.

삼성증권은 여의도에 있던 전신 한일투자금융을 1992년 삼성그룹에 편입하고서 여의도를 떠나 중구 국제빌딩과 내외빌딩, 종로타워 등 명동과 을지로 부근에 20년 가까이 머물다가 2009년 12월 현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옮겼다.

여의도에 있던 삼성자산운용도 2011년 8월 태평로빌딩으로 이사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8월 전에 삼성 서초사옥으로 다시 이전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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