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무비] 그래도 희망은 있다, 영화 '룸'

입력 2016-02-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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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를 사로잡은 여배우 브리 라슨의 `룸`이 3월 극장가를 휘어잡을 수 있을까.

‘룸’은 납치당한 후 7년간의 감금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아들을 얻은 24살의 엄마 조이(브리 라슨)와 작은방 한 칸이 세상의 전부였던 5살 아이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의 탈출기를 그린 감동 실화 드라마다. 더 이상 좁은 방 안에 아들을 둘 수 없다고 생각한 조이가 진짜 세상으로 탈출을 결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일명 ‘요제프 프리츨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이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감금된 후 24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아이를 낳아 방 안에서 키운 여성의 충격적인 실화.

해당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 ‘룸’의 작가 엠마 도노휴는 사건의 자극적인 요소를 탈색하고 모성애와 생존 본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엠마 도노휴가 각색에 참여한 영화 ‘룸’은 충격적인 소재와 원작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스크린에 옮겼다.



감옥 같은 방에서 벗어난 조이에게 세상은 갈등과 편견으로 가득한 또 하나의 방이었다. 바깥세상은 그들의 충격적인 과거 때문에 다시 두 사람을 방 안으로 몰아넣기까지 한다. 하지만 모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주며 ‘진짜 세상’에 한 걸음씩 다가선다. 이는 작은 일에도 쉽게 좌절하는 현대인에게 고립과 소통으로 구성되는 관계의 의미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되돌아보게 한다.

배우 브리 라슨은 극 중 어린 나이에 엽기적인 사건을 겪고 산산조각이 난 주인공의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 실제 본인의 사교적 관계를 단절했고, 청소년 트라우마 전문가와 지속적인 상담을 하는가 하면 지방을 12%까지 감량하며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렸다. 이에 28일(현지시각) 미국 LA에서 진행된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연기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기대를 더하고 있다.

특히 무겁게 가슴을 짓누르는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거리와 소재를 아이의 순수한 동심으로 풀어낸 관점이 돋보인다. 또 끔찍한 현실, 잔인한 범죄의 결과로 태어난 아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조이의 헌신이 남기는 여운이 깊다. 3월 3일 개봉.(사진=영화사 빅)

조은애기자eu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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