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한국지엠 노사갈등 부른 경솔한 말 한마디

신인규 기자

입력 2016-04-06 13:40   수정 2016-04-06 18:55


임팔라는 한국지엠의 쉐보레 프리미엄 세단으로, 한국GM에서 파는 모델 가운데 가장 비싼 세단입니다.

원래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 한국지엠이 판매만 하는 차인데, 지난해 8월 세르지오 호샤 전임 한국지엠 사장은 쉐보레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같은 공언은 한국지엠 안팎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임팔라를 국내에서 생산하게 되면 한국지엠 부평 공장 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에게도 일감이 돌아가게 되고, 결국 그만큼 우리 경기가 좋아지는 거니까요.

한국지엠이 국내 최대 외국인투자기업 가운데 하나인 만큼 기대도 컸습니다.

그 이후 임팔라의 국내 판매대수가 일정 대수를 넘어서면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들이 내부에서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월 1천대 수준, 연간 1만대 수준이었던 숫자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임팔라가 전작 격인 알페온의 두 배 이상인 월 1천대 이상의 판매를 실제로 기록하면서부터입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위해 필요한 판매숫자가 곧 2만대, 다시 3만대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1월 한국지엠이 임팔라의 국내 생산 기준을 ‘연 3만대 판매’로 잡은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결국 임팔라가 국내에 출시된 지 약 7개월만인 4월 5일, 한국GM은 공식적으로 임팔라 국내생산을 포기하고 전량 수입해 판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지엠은 "임팔라의 국내 생산에 대해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한 결과 정부의 단계별 탄소규제에 탄력적,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 생산보다 수입 판매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임팔라가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데는 미국에서 수입해 들어오는 `수입차 이미지`도 일정부분 있는 것으로 본다"며 "아무래도 그런 이점들을 모두 버리고 국내생산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국내 생산에 대한 의지 없이 립서비스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건 이런 맥락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립서비스`가 생각지 못한 나비효과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지엠 노조가 임팔라 국내 생산 포기에 반발하며 전에 없는 투쟁을 예고하기 시작한 겁니다.

노조는 "지난 집행부는 2년 동안, 현 집행부도 첫 해 무분규로 내수판매 협조에 일조했는데 회사측이 이러한 식의 대응을 한다면 노조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며 올해 투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 생산을 위한 판매 기준을 계속해서 늘려오다 결국 생산 포기를 밝힌 것은 근로자를 기만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도 준대형 후속 차량의 생산을 사측에 요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부임한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이 임팔라의 흥행 때문에 오히려 취임 첫 해 강력한 노사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겁니다.

임팔라 사태의 시작이 된 세르지오 호샤 전임 한국지엠 사장은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났으니, 이제 임팔라 국내 생산 포기가 가져온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지는 제임스 김 사장의 리더십에 달려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 생산 포기가 임팔라의 판매에 어떤 여파를 가져올 지도 주목됩니다.

‘수입차 이미지’가 흥행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면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전량 수입을 결정한 건 임팔라에게는 호재가 될 텐데, 실제 그럴지는 앞으로의 판매량이 답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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