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 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마이너스 12.8%`입니다.
애플의 지난 2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2.8%나 감소했습니다. 애플은 10월 결산 법인이죠. 올해 1, 2, 3월 동안의 매출이 이렇게 크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13년 동안 단 한 분기도 거르지 않고 성장을 구가하던 애플이라 그 충격이 작지 않습니다. 권불 13년이란 얘기도 하더군요.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이유는 역시 중국입니다. 작년에 출시한 신제품인 아이폰 6s가 부진하면서 중국에서의 매출이 무려 26%나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우리 삼성 갤럭시가 중국 로컬 폰들에게 자리를 내줄 때도 잘 버텨냈던 애플의 아이폰도 더 이상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애플의 전략은 사실 2014년 이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폰 6를 통해 잡스 이래로 고수 해오던 작은 화면을 포기하고 대화면을 채택하자, 애플을 갖고 싶어도 작은 화면 때문에 머뭇거리던 소비자들이 호응했고 특히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의 퇴조와 맞물리면서 고가폰 시장을 석권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대화면으로의 방향 선회가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혁신의 한계를 고백하고 차별성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중국 로컬 업체들이 그냥 둘 리 없지요. 비슷한 크기, 비슷한 성능인데 가격은 반도 안 되는 신제품들이 한 달이 멀다 하고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때 20%를 넘보던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11%까지 떨어졌고 이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애플이 새로 선보인 중저가 모델은 다시 화면을 줄였지만 같이 싸진 가격을 빼면 또 별다른 기술의 혁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혹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애플의 부진을 추세로 볼지 아니면 애플의 고도의 전략이 숨겨져 있는 잠복기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 생전에 애플이 누렸던 첨단의 이미지와 선도자로서의 지위가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애플이 지난 10여년간 경이로운 성장을 한 배경은 뭔가요? 물론 스티브 잡스와 같은 뛰어난 경영자의 덕이라고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단지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맥북과 같은 단조로운 제품라인으로 버텨야 한다는 절박감이 그들을 늘 긴장 시켰고 나아가 혁신이라는 강물을 뒤로 한 배수의 진을 친 결과물입니다.
지금 그들에겐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현금이 있고 주주들은 엄청난 배당금, 또 직원들은 그에 못지 않은 보너스와 스톡옵션을 즐기고 있습니다.
기업이 혁신을 게을리하고 잿밥에 더 관심을 가질 때 어떤 일들을 맞게 되는 지 역사가 보여줍니다. 애플의 미래,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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