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2' 빅토리아X차태현 조합, 극장가 새 바람 일으킬까 (종합)

입력 2016-05-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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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2`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5년 만에 새로운 `엽기녀`를 선보이는 만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엽기적인 그녀2’(이하 엽기녀2)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배우 차태현과 조근식 감독이 참석했다.
‘엽기적인 그녀2’는 2001년 대한민국에 ‘엽기녀’ 신드롬을 일으켰던 ‘엽기적인 그녀1’을 잇는 작품. 비구니가 되어버린 원조 ‘엽기녀’와 헤어진 견우(차태현)가 첫사랑 ‘그녀’(빅토리아)와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이 풋풋한 연애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엽기적인 결혼 생활을 담았다.
조근식 감독은 “유명한 작품의 후속이자 한-중 합작, 그리고 여주인공의 교체 등 저한테 걸려있는 게 많은 작품이라 맡게 됐을 때 고민이 많았다"며 "중국만을 겨냥한다기 보다, 아시아 각국을 잇는 한류 콘텐츠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차태현 씨가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2편에서는 견우의 목소리를 더 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견우가 가지고 있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소박한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또 전작의 `그녀`(전지현)가 비구니가 되어 속세를 떠났다는 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작이 신드롬 급의 인기를 얻었던 만큼, `비구니`가 된다는 설정에 우려와 비난도 적지 않았던 상황.
조 감독은 “전지현 씨를 비구니로 만들었다고 했을 때, 거의 신성 모독죄를 저지른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획 당시에 아예 전작의 `그녀‘를 없애거나, 죽은 것으로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견우에게 무겁고 슬프지 않은 이별을 주고 싶었다. 그래야 새로운 그녀를 만나 유쾌한 이야기를 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편의 ’그녀‘ 성격이라면 엉뚱한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1편을 소중히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영화가 불쾌하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점에서는 사과를 드리고, 죄송한 마음을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비구니가 되어버린 전작의 `그녀`에 이어, 이번에는 f(x)의 빅토리아가 견우의 새로운 사랑으로 등장한다. 새로운 그녀(빅토리아)는 견우의 어린 시절 첫사랑으로, 견우와의 결혼을 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당찬 인물. 전지현의 뒤를 잇는 `그녀`로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테지만, 빅토리아의 한국어 연기는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조근식 감독은 “빅토리아 같은 경우는 이런 저런 마음 고생도 심했을 테고, 자기 자신에 대한 뿌듯함도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처음에 저는 빅토리에아에게 중국어로 연기하라고 요구했는데, 본인이 한국어로 준비를 해오더라. 힘들었을 텐데도 한국어로 연기를 했고, 감정 표현까지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조금 더 요구했으면 완벽하게 한국 사람처럼 연기를 해냈을 친구다. 그런데 제가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면서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 듣는 것처럼 중국인의 한국어 억양도 괜찮지 않나. 충분히 감정 전달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차태현은 “수많은 여배우 분들과 연기를 해왔지만, 외국 배우 분들과 함께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빅토리아, 후지이 미나 씨 모두 한국어도 잘하고 연기도 잘 하시더라. 제가 만약 중국이나 일본에 가서 그 나라의 언어로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 해보니,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분 다 대단한 열정을 가졌다. 제가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덧붙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작에 이어 `엽기녀2`에서 또 한 번 견우 역을 맡아 활약한 차태현. 그는 “견우를 한 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 때문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출연하기 전까지 너무 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들었지만, 출연을 결정하고나서 촬영을 할 때는 정말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또 "오랜만에 견우를 다시 만나 행복했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차태현, 빅토리아, 후지이 미나와 더불어 쟁쟁한 조연들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엽기녀2`. 특히 영화 ‘베테랑’, ‘내부자들’ 등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배우 배성우를 비롯해 감초 연기의 달인 송옥숙과 최진호까지, 신 스틸러들의 대거 등장으로 재미를 한층 높인다.
조근식 감독은 “1편의 원조 견우와 새롭게 합류한 빅토리아, 후지이 미나 등이 함께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한국, 일본, 중국 어느 시장을 겨냥하기보다 아시아 간의 간격을 줄여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후지이 미나를 캐스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빅토리아가 가지고 있는 중국적인 색깔, 대범하고 긍정적인 모습과 달리, 후지이 미나는 단아하고 양갓집 규수 같은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또 배성우에 대해서는 "저 말고 다른 분들도 많이 찾는 배우지 않나. 말이 필요 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의 빅토리아, 일본의 후지이 미나까지 한국, 중국, 일본의 다양한 배우들이 총 출동한 `엽기녀2`는 개봉 전부터 중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만 7,500개의 스크린을 확보했고, 이는 국내 스크린 수의 약 12배에 달하는 수치로,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미스터 고’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에 대해 조근식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때 대단한 욕심은 없었다. 단지 아시아를 조금씩 가까워지게 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런 점에서 여러분들에게 또 다양한 국가의 분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엽기녀2`는 제작부터 전작의 신화를 이을 수 있을지 우려가 많았던 작품. 전작의 경우 2001년 개봉 당시 전국 약 488만 관객을 동원하며 가히 신드롬급의 인기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맞붙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과연 차태현과 빅토리아의 조합이 극장가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차태현, 빅토리아 주연 영화 ‘엽기적인 그녀2’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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