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트럼프식 막말’ 두테르테 당선될까..독재자 아들은 부통령?

입력 2016-05-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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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 시장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필리핀은 9일 정·부통령, 상원의원 12명, 하원의원 297명, 주지사 81명 등 총 1만8천여 명의 공직자와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했다.
유권자는 총 5436만 명으로,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부터 자신이 등록한 지역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 기기 이상으로 투표 마감 시간이 오후 6시로 한시간 연장됐다. 선거 결과는 개표 상황에 따라 24시간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임기 6년의 16대 대통령을 뽑는 이번 대선에서 야당 PDP라반의 후보 두테르테 시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선두를 달려 이변이 없는 한 당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감시단체 PPCRV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20분 현재 두테르시장이 147만 표로 무소속의 그레이스 포(47) 여성 상원의원 86만여 표, 집권 자유당(LP) 후보인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 85만여 표를 앞섰다.
여론조사업체 SWS가 지난 1∼3일 유권자 4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테르테 시장 지지율이 33%로 1위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포 의원이 22%, 로하스 장관이 20% 순이었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펄스아시아가 4월 26∼29일 한 조사에서도 두테르테 시장 지지율이 33%로 다른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두테르테 시장은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며 대통령 취임 6개월 내 범죄 근절을 약속, 기성 정치와 범죄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마약상과 같은 강력범 즉결 처형 등 초법적인 범죄 소탕으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징벌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욕설과 여성 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현 정부와 인권단체 등이 독재 정치를 할 대통령 부적격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통령 선거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58) 상원의원과 레니 로브레도(52) 여성 하원의원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SWS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과 로브레도 의원의 지지율이 각각 29%, 28%로 오차범위(±1%) 안에 있었다.
필리핀에 만연한 범죄와 빈곤, 부패를 퇴치하기 위해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두테르테 시장과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의 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법보다 `주먹`을 우선시하는 두테르테 시장과 마르코스 전 대통령 계엄시절 인권 유린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는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이 당선되며 `독재의 부활`과 다를 바 없다는 반발 여론도 일고 있다.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정국이 긴장되고 찬반 세력 간에 갈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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