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남긴 일본 구마모토 현 일대 아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구마모토시 교육위원회는 연쇄 지진이 아동 심리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립 초·중학교 137개교 재학생 6만103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담이 필요한 학생이 2143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여진이 발생할 때마다 잠을 깨 수면이 불규칙해졌다`, `작은 소리에도 겁이 난다`, `잠을 못 자거나 무서운 꿈을 꾼다`, `충격적인 것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교육위원회는 특히 심리 상태가 불안한 학생이 많은 29개 학교에 임상 심리상담사를 파견했으며 전국 각지의 지원을 받아 현지 학교에 심리상담사 배치를 추진한다.
와타나베 스미오 도호쿠복지대 교수(임상심리학)는 "주변의 어른들이 고생하거나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는 아이들은 괴로운 마음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참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지진 때는 시간이 지난 후 등교를 거부하거나 무기력해지고 폭력적이 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의 깊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아동의 눈높이에 맞춰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 정부는 연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7780억 엔(약 8조3928억원)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했으며 이는 17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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