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서 보내온 진짜 전라도 이야기

입력 2016-09-01 07:13   수정 2016-09-0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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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보지 못한 특별한 전라도 안내서가 나왔다.

월간 〈전라도닷컴〉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저자 황풍년이 전라도 골골샅샅을 밟아 꾸밀 줄 모르는 그 촌스러운 민낯과 속살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진도는 ‘놀 줄 아는 사람들의 섬’이다. 일하면서 놀고, 쉬면서 놀고, 기뻐서 놀고, 슬퍼서 논다. 논에서도 밭에서도 갯바닥에서도 바다에서도, 손발을 노대며 입을 쉬지 않으니 노래로 노는 게 진도의 삶이다. 오죽하면 초상집에서 재담을 하고 소리 공연으로 날밤을 지새우겠는가. 진도에서는 남에게 보여주려고 노래와 춤을 연마해온 ‘프로’가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을 자연스레 예술로 풀어내온 무수한 ‘아마추어’들을 만난다. 그 아마추어들의 기예가 이른바 전문가들을 압도하는 것을 보는 감격을 누릴 때야말로 진도 여행의 짜릿한 진수를 만끽하는 게다. 수수만년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기어이 서럽고도 질긴 역사를 이어가는 이 땅 민초들의 생명력, 그 삶과 문화의 끌텅(깊은 뿌리)이 곧 진도라는 이름 안에 옴싹 들어있는 것이다."

전라도는 비옥한 곡창지대여서 더욱 악랄하고 모진 수탈을 당했던 일제시대, 근대화의 그늘을 지나야 했던 그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며 엄니들은 눈물겨운 먹을거리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흙에서, 바다에서 허기를 달랠 그 무엇이라도 찾아내 고르고 씻고 다듬어 자식들을 키워내고 고향의 맛과 기억을 만들어낸 것이다.

새끼손톱만 한 다슬기를 모아 무쳐 씹는 맛이 재미있는 다슬기회무침과 잊지 못할 독한 고린내의 쾌감을 선사하는 홍어애국을 맛보면 손맛과 이야기맛이 더하는 음식의 풍미가 어떠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수수함, 한결같음, 웅숭깊음, 검소함, 투박함, 인정미와 같은 ‘촌스러움’이야말로 메마른 삶에 사람의 온기를 되찾아주는 미덕이라고 말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책에 다음과 같은 추천사를 남겼다.

“이 책을 보면서 ‘촌스럽다’는 그 말이 나에게 얼마나 과분한 찬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촌스럽다는 것이 쉽게 변하지 않는 한결같음, 호들갑스럽지 않고 웅숭깊음이라니 말입니다.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따뜻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이 책은 땅과 바다를 터전으로 소박한 삶을 일구어온 사람들의 생활,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대변하는 구수한 사투리, 보는 것만으로 침샘을 자극하지만 함께 나누어 더욱 맛깔스런 음식, 도시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푸진 인정과 인심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황풍년 지음/ 행성B잎새/34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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