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의 경제학③] 이재용의 '스타트업 삼성' 통했다

입력 2016-09-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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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리콜의 경제학` 계속해서 산업팀 이주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삼성의 리콜 사태, IT업계 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라고요.

    <기자>
    규모도 규모지만 새 제품으로 바꿔주기로 통 큰 결정을 내렸다는 점 때문일텐데요.

    경쟁업체인 애플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아이폰4` 출시 당시 휴대폰 아랫부분을 잡으면 잘 터지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는 안테나가 테두리에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이런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더 큰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결국 한 달 정도 지나서야 애플은 범퍼를 제공하는 걸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물론 수신 불량과 배터리 폭발 논란을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겠지만요,

    그러나 제품의 결함을 인정하고 즉시 대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앵커>
    이번 리콜 사태가 갖는 의미들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삼성이 늘 강조하는 거죠. 먼저 `품질 경영`을 꼽겠습니다.

    손실이 얼마가 됐든 이를 감수하고 제품의 품질에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인데요.

    이는 20년 전 이건희 회장의 일화와 닮았습니다.

    `애니콜` 브랜드를 쓰던 당시 불량률이 높았거든요.

    이에 이 회장은 애니콜 폰 5백억 원어치를 모두 태워버리고 소비자들에게 새 폰으로 바꿔주라고 지시했었습니다.

    또 하나는 `소통 경영`입니다.

    배터리 폭발 사고가 잇따르자 삼성전자 사내 통신망에 "성과급 받지 않아도 되니까 전량 리콜을 결정해 달라"는 직원들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여기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이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댓글을 달았다고 하는데요,

    이재용 회장도 이같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전량 리콜 결정을 내린 걸로 보입니다.

    가장 눈여겨 볼 점은 바로 `삼성전자의 변화`라는 점입니다.

    최근 직급 체계와 불필요한 결재를 줄이고 반바지를 허용하는 등 자유분방한 `스타트업 DNA` 심기에 한창인데요.

    도전을 장려하고 실패를 허용하는 등 스타트업 문화가 이번 리콜 결정에도 묻아났다는 평갑니다.

    [인터뷰] 신동엽 /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이제까지 삼성은 원가와 그리고 스피드를 같이고 경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우리는 품질과 혁신으로 경쟁하겠다는 시그널을 전 세계에 보냈고 이런 관점에서 삼성이 최근 시도하고 있는 스타트업 문화라든지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삼성전자의 남은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열흘 뒤부터 본격적인 제품 교환에 들어갈 텐데요.

    이를 통해 회수된 250만 대 가량의 휴대폰을 어떻게 처리할까가 가장 큰 고민일 겁니다.

    세 가지 방안이 나오고 있는데 불량 배터리를 제외한 카메라든지 스피커 등은 모두 재활용 할 수도 있고요.

    중고 `갤노트7`을 수리한 리퍼폰을 만들어 원래 제품보다 싸게 팔 수도 있습니다.

    전량 폐기하는 방법도 있는데 비용 규모를 고려하면 삼성이 이를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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