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여성 살해범’ 프로파일링해보니…“정신분열증 초기 증세 가능성”

입력 2016-09-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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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모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 살해한 중국인 첸모(50)씨에 대해 전대양(가톨릭관동대 교수)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은 "제주에 온 뒤부터 범행까지 전체적인 모습을 봤을 때 피해망상에 빠진 정신분열증(조현병) 초기 증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 회장은 첸씨가 겉보기에 멀쩡하고 진술의 논리성을 갖췄더라도 전 부인들과 피해여성을 동일시했다는 점 등에서 피해망상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범죄심리 분석(프로파일링)했다.

전 회장은 "조현증은 중증보다는 초기 발병 때 더 많은 피해망상을 경험하기 때문에 공격성이 내면적으로 내포돼 있어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첸씨가 분명히 범죄에 이를만한 작용이 있을 것이지만 피해자와 원한이 있는 등 아는 사이도 아닌 데도 흉기로 공격했다는 점과 범행 장소가 종교 시설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그 이면에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적 소행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망상이더라도 정신적 문제로 감형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범행 관련 전모를 진술하고 이것이 일치한 데다, 기타 언행과 태도, 표정 등 수사과정에서 이상을 느낄 수 없을 정도면 심각한 정신병으로 볼 수 없으므로 처벌은 그대로 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수사관들이 봤을 때 첸씨가 너무나도 정상적이어서 중증 증세가 있다고 판단이 서지 않더라도 정신감정을 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 서울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김모(34)씨의 경우도 겉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여성혐오 등의 피해망상이 있어 범행한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첸씨는 "감정이 좋지 않은 전 부인과 다른 종교에서 참회하려고 성당과 교회를 들리던 중 여성 혼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흉기로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상적으로 믿기 힘든 진술이지만 경찰은 첸씨에 대해 정신감정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 범죄심리 분석도 아직 않았다.

전 회장은 "범죄심리 분석은 수사망을 좁히기 위한 수사기법이어서 피고인이 모든 범행을 자백하는 이번 경우에 범죄심리 분석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범행 상황을 봤을 때 예사로운 범죄는 아니"라면서 "차후에라도 정신감정과 범죄심리 분석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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