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파생시장] 반시장적 규제…파생시장 선진화 걸림돌

신용훈 기자

입력 2016-09-21 16:54   수정 2016-12-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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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앞서보신대로 각종 규제에 묶여 국내 파생시장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임동진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임기자. 파생시장 관련 규제가 지나치다는 것이 시장참여자들 대다수의 견해인데요. 해외 시장하고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1>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들하고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 예탁금 제도입니다.
예탁금 제도는 개인투자자가 선물이나 옵션 거래를 할 때 기본적으로 3천만원~5천만원의 예탁금이 있어야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일종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규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 예탁금 제도는 현재 중국하고 우리나라에만 있고, 미국을 포함한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그 유례가 없는 제도인데요.
현재 미국은 파생시장을 대부분 자율에 맡겨두고 있고요. 투자권유 규제 같은 기본적인 규제만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브로커나 딜러가 투자자에게 부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는 경우 같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규제만 있지 파생시장 진입장벽을 높이는 규제는 없습니다. 일본하고 영국도 역시 금융상품거래법상 설명의무 같은 파생상품에만 국한된 것인 아니라 보편적인 금융상품과 관련된 규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앵커2>
시장위축을 우려해서 과도한 규제는 하지 않겠다는 건데 우리하고는 좀 차이가 있군요.
<기자2>
맞습니다. 지금 선진 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는 규제들도 근본적으로 파생시장을 축소시키는 투자를 못하게하는 네거티브 규제들이 아니라 거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투명성을 장내시장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쪽으로 방향이 설정돼 있습니다.

건전성을 높여서 결국에는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한 조치들인데요. 유독 우리나라만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규제가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는 파생상품 거래하려면 최초 30시간 사전교육하고 50시간의 모의거래도 이수해야 합니다.
올해부터는 국내나 해외 파생상품 거래할 때 5%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요. 증권사나 기업투자자들은 이미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어서 추가 부담이 없지만 개인투자자들 선물옵션 거래를 하면 세금내야 합니다.
결국 개인들은 돈이 있어도 선물이나 옵션 거래를 하기 힘든 구조인데요.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제한하는 이런 규제들이 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강장구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장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1> 강장구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장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막는것들 예탁금이라든지 교육이라든지, 정부의 인식이라든지 예를 들면 파생상품에 대해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그런데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때 주식시장에는 부과하지 않고 파생상품시장에만 부과합니다.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앵커3>
금융당국이 파생시장 규제를 강화한 이유가 파생시장에서 개인들 손실이 많이 난다는 점 아니겠습니다.
안전성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규제도 필요한 것 아닌가요?

<기자3>
물론입니다. 전문가들도 투자 손실 줄이기 위해서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규제 처럼 일정부분의 제도가 밑바탕에 있어야한다는 인식은 갖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투자자 보호가 아니라 투자자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투자라는 것이 일정부분 리스크를 안고 가야하는데 지나친 간섭으로 특히 파생시장에 대해서만 일종의 특별법처럼 규제를 만들어 놓은 것이 맞느냐는 겁니다.
결국 파생시장도 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축으로 인식해야한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2>박도현 가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자동차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고 해서 자동차를 못 타게 할 수 없듯이
지금 전세계 장외파생상품의 거래량이 전 세계 시장 거래량의 거의 60~80% 육박하는 굉장히 큰 시장입니다. 우리나라만 세계 트렌드에서 벗어나서 이게 위험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인터뷰3> 강장구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장
"개인투자자가 파생상품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주식시장이나 기타 다른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비해서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은것인가에 대해서 정부가 좀더 생각해 봐야 겠고, 따라서 정부가파생상품에 대한 진입을 막으려는 시도를 하기 보다는 파생상품 시장을 투명화하고 효율화 해서..."

<앵커4>
결국 파생시장을 투기시장으로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인식자체에도 변화가 필요하겠네요.

<기자4>
그렇습니다. 국내 파생시장이 글로벌 1위에서 12위로 추락한 가장 큰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심에는 당국의 규제가 있거든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시작됐던 규제들이 오히려 시장 자체를 죽이고 결국 투자 수익률도 떨어뜨리는 구조가 되고 있는데요. 시장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시장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앵커5>
오는 9월말 10월초면 파생시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됩니다. 개인투자자 진입규제를 풀고 국내 파생시장의 글로벌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복안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임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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