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이 몰고 온 작은 변화

지수희 기자

입력 2016-10-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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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이 SNS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고지방 다이어트는 그동안 다이어트의 적으로 인식되던 삼겹살, 버터, 치즈 등을 오히려 권장하는 식이요법이다.

LCHF(Low Carb Hihg Fat)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케토제닉(ketogenic, 키토제닉) 다이어트라고도 불리며 스웨덴에서는 이미 10년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법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칼로리를 제한했던 사람들은 더이상 먹고 싶은 음식을 참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 `지방의 누명` 다큐멘터리 이후 SNS 언급량 급증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은 MBC에서 방영한 `지방의 누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이 다큐멘터리 1부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저칼로리 다이어트`가 잘못된 실험결과의 해석오류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실제로 고기와 버터, 치즈를 배불리 먹고 30kg에서 90kg까지 감량한 사례자들의 이야기와 LCHF식이 해외 연구자들의 인터뷰가 포함됐다.

한국경제TV가 소셜메트릭스에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달간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고지방`이라는 키워드가 얼마나 언급됐는지 분석한 결과 `지방의 누명`이 방영된 바로 다음날 언급량이 급격히 늘었다.


(▲ 사진=`고지방` 탐색어추이 / 자료:소셜메트릭스)

국내에서 4명의 사례자들이 직접 고지방 식단을 실천하고 다이어트 효과를 봤다는 내용이 담긴 2부가 방영(9월26일)된 후에는 고지방 식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하루 뒤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하버드 박사 금나나씨가 고지방 식단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글이 화제가 되면서 고지방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지속됐고, 여전히 키워드 언급량이 방송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10월 1일에는 `고지방`과 관련된 단어 탐색량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큐를 보고 고지방 식단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글을 쏟아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고지방` 다이어트와 연관된 검색어 가운데 대세, 체중감량, 좋아하다, 안심, 화이팅이라는 긍정적인 단어의 언급이 급격히 증가했다.

고지방 다이어트가 대세이며 체중감량 효과가 있고 이 식단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걱정에 안심할 수 있었으며 서로 식단을 나누고 다이어트를 격려해 주며 응원하는 글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사진=`고지방` 탐색어 여론 긍정키워드 / 자료:소셜메트릭스)

반면에 `힘들다`, `부작용` 같은 부정적인 단어도 같은기간 다수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느끼한 식단에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고지방식이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등 기존의 다이어트 방식에 크게 벗어난 주장에 대한 의심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고지방` 탐색어 여론 / 자료:소셜메트릭스)



◇ 연관 상품키워드 `고기, 치즈, 버터`.. 판매량 `급증`

탄수화물, 단백질, 다이어트, 식단, 음식 같은 단어들이 고지방 식단의 연관 키워드로 확인됐다.

고지방 식단은 단순히 지방이 많은 음식이 아니라 `좋은 지방`의 비율이 70%, 단백질 20%, 탄수화물 10%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때문이다.

상품과 관련된 연관탐색어로 고지방 식단의 주 재료인 고기, 치즈, 버터가 상위에 오른만큼 식단을 구성하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고지방` 연관탐색어 / 자료:소셜메트릭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관련 품목의 매출이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2부 방송이후 2주 동안(9월26일~10월9일) 버터 판매량은 전년대비 58%, 치즈는 16.2%, 삼겹살은 14.7%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경우 9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올리브유 333%, 버터 882%, 마카다미아 161%, 삼겹살 288%의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에서는 버터 품귀 현상도 나타났다.

1회용 포장으로 들고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한 수입 버터의 경우 한달 후에나 재입고 된다는 글이 올라와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적절한 식단 토론.."영양성분 꼼꼼히 체크"

SNS상에는 삼겹살이 대부분이었던 고지방 식단이 이제 다양한 요리로 채워지고 있다.

고지방 식단의 레시피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재료와 조리법에 관한 토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 사진 = 페이스북 그룹 `삼겹살 다이어트, 치즈, 버터와 함께하는 고지방 식이`)


성분표를 찍은 사진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식단 초보자들이 성분표를 찍어 먹어도 되는지, 구입해도 되는지를 물으면 경험자들이 조언을 해주는 식이다.

가공보다는 천연제품이 좋고 소시지는 고기 함량이 높은 것 버터는 무염버터가 좋으며 요거트는 탄수화물과 당류는 최대한 적은 것을 선택하라는 경험자들의 조언이 쏟아진다.

과거 식품을 선택할 때 포장지와 가격만 보고 선택했다면 이제는 탄수화물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가공식품이 첨가된 건 아닌지 등 성분표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 사진 = 페이스북 그룹 `삼겹살 다이어트, 치즈, 버터와 함께하는 고지방 식이`)

`지방의 누명`을 제작했던 강해숙 PD는 프로그램 제작기를 통해 "이제는 마트에서 장을볼 때 성분표를 꼼꼼히 본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기쁘다"며 "오늘 하루 입속으로 무엇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파악하는 것 이 다큐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적어도 SNS공간에서 만큼은 제작자의 의도가 잘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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