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커'가 뭐길래 현대ㆍ신세계 경쟁 치열

입력 2016-10-14 08:46   수정 2016-10-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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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신세계가 싼커(散客·중국인 개별관광객) 증가로 상권 가치가 높아진 서울 강남지역 유통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격돌하고 있다.

원래 강남지역은 1985년 압구정 본점 개점과 함께 30년 넘게 이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온 현대백화점그룹의 아성이었으나 신세계백화점이 2000년 강남점 개점과 함께 도전장을 내민 뒤 갈수록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남지역에서 각각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이상 현대백화점), 강남점(신세계백화점)을 운영 중인 두 회사는 이 지역에서의 입지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란히 면세점 사업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면세점을 코엑스와 인접한 무역센터점에, 신세계는 센트럴시티와 연계된 강남점에 각각 유치할 계획이다.

면세점 사업권이 누구에게 넘어가느냐에 따라 그동안 박빙이었던 양사 강남 주도권 경쟁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중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했던 롯데와 SK의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결국 나머지 1장의 티켓을 놓고 현대와 신세계, HDC신라가 경쟁하는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대와 신세계는 이번 면세점 유치 여부가 비단 면세점 시장에서의 주도권뿐 아니라 향후 강남지역 유통 주도권의 향배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두 업체가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사활을 거는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명동과 광화문, 연남동 등 강북 지역 위주이던 중국인 여행객의 서울관광 패턴이 강남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싼커로 일컬어지는 중국인 개별관광객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명동 일대의 쇼핑센터나 광화문 일대 고궁 등을 휘젓고 다니던 기존의 단체관광객들과 달리 한류 명소 탐방과 신사동 가로수길 맛집 순례 등 특색있는 관광을 선호한다.

특히 저가 관광이 많은 단체관광객과 달리 부유층이 많은 싼커들은 쇼핑 씀씀이가 일반적인 유커(遊客)들보다 훨씬 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고객이다.

현대백화점은 코엑스 지역이 도심공항터미널이 있어 관광·교통 인프라가 우수할 뿐 아니라 국내 유일의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 등)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고 인근에 SM타운이 있어 `한류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등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신세계는 강남점이 위치한 센트럴시티가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이 밀집한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생활문화공간이어서 싼커들이 동경하는 서울의 일상과 매력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엑스나 센트럴시티 모두 저마다의 장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며 "분명한 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누가 거머쥐느냐에 따라 강남 주도권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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