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추가 대책이 거론되면서 시장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겠다며 내놓은 대책이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주책공급을 줄이는 등 올 들어서만 수 차례에 걸쳐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없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정작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키웠고,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는 잡지 못했습니다.
시중은행의 집단대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대출금리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서민들이 느끼는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금자리론이 갑자기 축소된 데 이어, 이달 말부터는 제2금융권 대출 규제도 강화돼 서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앞으로 서울에서 집 사는 건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이동현 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
"부동산 시장 과열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스럽습니다. 투자자와 실수요를 구분해서 대출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금 여력이 있는 이른바 '큰 손'들만 청약시장에 대거 몰려들면서 사실상 투기판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강남 등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포함해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태도는 미온적입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두루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이 나올 경우 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부동산 투기는 잡지 않고 대출만 옥죄는 정부 탓에 서민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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