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 V20', 철저한 품질관리…"백 개 중 한 개만 불량이면 다른 아흔 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

유오성 기자

입력 2016-10-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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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회 LG 창업회장]

"보래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 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19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차를 타고 동남쪽으로 1시간여 가량을 달려 도착한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파크`. 입구에 들어서자 눈에 들어온 것은 고 구인회 LG 창업 회장의 흉상과 함께 그가 생전에 남긴 어록이다.


구 회장의 이 발언은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 시절인 1950년 화장품 `럭키크림`을 생산할 때 이야기다. 당시 제조 과정에서 수 많은 화장품을 다루다보니 간혹 깨지거나 금간 용기에 크림을 담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구 창업 회장이 일일히 직원들과 불량 용기 선별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를 본 동생 당시 구정희 락희화학공업사 부사장이 "사장이 그런 일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구 창업회장이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한 것이다.


`LG 디지털파크`는 1984년 금성사 라디오 공장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이 곳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비디오 플레이어(VCR)와 사무기기 등을 생산하던 곳이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현재는 모바일 사업본부와 가전사업본부, 자동차 전장사업본부 등 LG전자의 핵심 사업부가 모여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생산을 담당하는 모바일 사업본부는 G2동에 자리잡고 있으며 공장한 방문했을 때는 이달 말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V20`의 북미 출시를 앞두고 제품생산이 한창이었다.


[▲ V20 생산라인 : 이달 말 `V20`의 북미 출시를 앞둔 LG전자 직원이 공장 라인에서 `V20` 생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G2동 4층에는 스마트폰 조립을 담당하는 `플렉시블 라인`이 있다. LG전자의 품질관리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입구에서 나눠준 방진복과 덧신을 신고 강한 바람으로 몸의 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워시룸을 지나야 생산라인 입장이 가능하다. 또 24시간 미세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클린룸 시스템이 가동돼 천정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흘려 보내고, 이를 환기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 방출시켜 휴대폰에 작은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 한다.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은 모두 23개로 모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조한다. 이 가운데 오늘 V20를 만들고 있는 라인은 6개 라인. 한 라인에서 하루 평균 4,000대의 제품이 생산된다고 하니 1분에 16대 꼴로 V20가 생산 되고 있는 셈이다.


각종 전자기기들은 1층 SMT라인에서 메인보드와 결합돼 4층 플렉시블 라인으로 올라온다. 이 곳에선 스마트폰 조립의 마지막 공정인 전자기기가 붙은 메인보드와 외부 케이스와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무선감도, 화면 터치 감도, 동영상 기능 등 스마트폰이 실제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기 전 마지막 검사도 함께 진행된다. 이렇게 완성된 휴대폰은 50개씩 한 박스에 넣어 포장센터를 거친 후 물류를 타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가게 된다.


[▲연속낙하시험 : LG전자 연구원이 제품에 반복적인 충격을 가해 내구성에 이상이 없는지 검증하고 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3층 제품 인장실로 이동하자 V20가 들어있는 1미터 높이의 투명한 사각통이 눈에 들어온다. 제품 인장실은 스마트폰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기 전 내구성, 안정성 등 문제가 없는지를 검사하는 곳이다.


투명 사각통은 V20를 끊임없이 떨어뜨리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연속으로 낙하시켜 내구성에 이상이 없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제품이 양산에 들어가기 전 충격실험을 통해 소비자가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충격을 측정한다.


바로 옆에는 휴대폰을 다양한 각도로 자유낙하 시키는 `낙하 시험`이 진행중이다. 휴대폰이 떨어지는 순간 기계에서 번쩍하고 플래시가 터지는데 이는 어느 부분에 충격이 가해졌는지 카메라로 찍는 단계다. 이렇게 일일히 사진을 찍어 놓으면 문제가 발생해도 촬영된 낙하사진을 보고 스마트폰이 어느 각도로 떨어졌는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연속낙하시험`과 `낙하시험`은 소비자가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주기를 감안해 낙하 시험 횟수가 결정된다. LG전자는 이 사용 주기 기준을 대략 2년으로 잡고 그 동안 스마트폰을 수백번 떨어뜨려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낙하시험을 진행한다.



[▲가속수명시험실 : 소비자가 장기간 휴대폰을 사용할 때 성능이 저하 되지 않는지를 점검하는 곳으로 주요 부품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테스트 한다. ]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소비자가 장기간 휴대폰을 사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점검하는 `가속 수명 실험실`이다. 가속 수명 실험실 내부에는 삼면을 가득채운 수 십대의 휴대폰이 24시간 빠르게 작동하며 부품 성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다. 이 곳 역시 소비자의 제품 사용주기를 2년으로 가정하고 6개월 동안 특수 프로그램을 사용해 휴대폰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가 장기간 휴대폰을 사용해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지를 점검한다.


이런 품질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LG전자 V20은 미국 국방부 군사기준 규격인 `MIL-STD-810G` 수송낙하 테스트 까지 통과했다. 탁월한 내구성을 인정받으며 튼튼한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까지 노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품질에 대한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제품 설계 단계부터 개발 중인 제품의 테스트,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이 품질 최우선주의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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