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생명 보듬던 동물활동가 길위에서 생을 마치다

입력 2016-11-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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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활동가 이정덕 동국대 명예교수 타계

이정덕교수님을 추모하는 동물단체, 동물활동가 일동

초기 동물보호활동가로서 20년 넘게 동물보호에 헌신해온 이정덕 동국대 명예교수가 최근 불의로 사고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79세.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교수의 헌신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2일 동물보호단체들에 따르면 이정덕 명예교수는 교통사고에 따른 뇌출혈로 수주간 투병하던 끝에 지난 9월26일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9월2일 새벽 자신이 돌봐왔던 길고양이 3마리에게 밥을 챙겨주고 돌아가던 길에 가로수 등을 들이박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고 이정덕 교수는 1992년 경기도 용인에 생명의집이라는 유기동물보호소를 연 이후 동물보호에 앞장 서 왔다.

그 자신 7년간 키우던 개가 누군가에 끌려가 죽임을 당한 것을 본 이후, 거리에서 떠도는 개들을 보면 외면하지 못해 자택에서 키우다 생명의집을 세웠다.

당시는 올림픽을 전후로 해서 떠돌이 개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펼쳐졌던 시기. 이 시기를 전후로 국내에도 동물보호소가 생겨났다.

생명의집은 그렇게 동물보호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던 시기 시작됐다. 현재 경기도 안성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었고 운영자도 바뀌었다.

이 교수는 생명의집 건립을 계기로 동물보호활동에 적극 나섰다.

2000년대 초 개고기식용합법화 법안이 발의됐을 때 개고기 식용반대운동에 앞장 섰고, 전국을 돌며 동물보호를 역설했다. 동물생명헌장인 `생명사랑 2000 서울선언`에서도 실무작업을 맡았다.

길고양이 보호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업적 가운데 하나. 이 교수가 길고양이에 밥을 챙겨준 것이 올해 벌써 17년째. 최근 들어서는 재개발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오갈 곳이 없게된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들에 특히 큰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관련 일이라면 늘 만사를 제쳐놓고 생명사랑이라는 선생님의 일생의 중심을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다"며 "교수님의 아름다운 삶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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