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정현과의 문자, 휴대폰 화면 찍힌 까닭은?…朴 ‘제 불찰’ 사과

입력 2016-11-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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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이정현과의 문자 내용이 온라인을 강타했다.

박지원 이정현과의 문자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지난 9월 사적으로 나눈 휴대전화 문자내용이 노출돼 논란을 빚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긴급현안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 착석해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이 대표의 문자메시지를 보는 와중에 방청석에 앉아있던 사진 기자에 포착된 것이다.

이 대표는 문자메시지에서 "장관님 백번 이해하려고 해도 반복해서 비서 운운하시니까 정말 속이 상합니다"라면서 "아무리 아래지만 공당의 장수인데 견디기 힘들어집니다"라고 말했다.

`장관님`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박 원내대표를 지칭한 것으로서 이 대표는 같은 호남 출신으로서 정치적 선배인 박 원내대표를 예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또 "어르신이잖아요. 장관님 정현이가 죽을 때까지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주십시오"라면서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나에게 충성 말고 대통령 잘 모셔"라면서 "왜 하필 어제 우릴 그렇게 심하게 조지시면…아침 조간 보고 우리 의원들 좋겠어요. 확 분위기 돌았어요"라고 전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해합니다 장관님.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오늘 저녁 식사나 내일 조찬 혹은 그 시간에 만났으면?"이라고 회동을 제안했고, 이 대표는 "무조건 뵐게요 대표님"이라고 제안에 응했다.

박 원내대표와 이 대표가 문자를 주고받은 시기는 2016년 9월 23일이라고 박 원내대표가 밝혔다.

당시에는 김재수 농림수산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날로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막판에 찬성으로 입장을 정했다.

박 원내대표가 `아침 조간 보고 확 분위기가 돌았다`라고 한 것은 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송금이 북핵 개발 자금이 됐다고 비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의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안된 폭로성 발언은 사회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일축했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본회의장에서는 의원들의 휴대전화 화면이 종종 카메라에 포착돼 보안 필름까지 붙이는 상황에서 노련한 박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새삼 부각시키려고 노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대표와 오간 문자를 오늘 본회의장에서 다른 문자를 확인하다 사진이 찍혔다"면서 "제 불찰로 송구하다. 찍힌 문자는 제가 이 대표를 비난하자 이 대표가 제게 보내왔고 제가 답신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2016년 9월 23일 정오 12시14분에 발신한 내용으로서 그날 저의 이 대표에 대한 발언을 확인하면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이 대표께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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