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16억 후원 강요·비밀누설’ 김종 전 차관 구속영장

입력 2016-11-1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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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 측 이권 챙기기 행보를 지원한 의혹을 받는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작년 9월부터 올 2월 사이 최씨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센터는 최씨와 장씨 측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각종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법인이라는 의혹이 있다.

장씨는 작년 6월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38)씨 등을 내세워 해당 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문체부 지원 아래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는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작년 문체부에서 예산 6억7천만원을 지원받아 그 배후에 김 전 차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로써 삼성이 최씨 측에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자금 규모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 최씨 개인회사인 독일 비덱코리아에 컨설팅 계약 명목으로 지급한 280만유로(약 35억원)를 포함해 총 2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최씨에게 문화·체육계 국정 현안을 보고한 단서도 포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씨에게 문체부 장관 후보자 명단을 문자로 보내거나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최씨가 청와대 인사나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광고감독 차은택(구속)씨 등과 업체 사무실 등에서 가진 `비선 모임`에 김 전 차관이 참여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의 구속 여부는 21일 오전 10시 30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심문은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가 맡았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구속한 뒤 최씨의 국정농단 전반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여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현 정부 최장수 차관으로 재직하며 `체육계 왕차관`으로 군림한 인물이다.

최씨가 막후에서 진두지휘한 K스포츠재단 및 최씨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가 추진한 사업에도 그의 그림자가 짙다.

그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 등 대기업에서 뜯어낸 자금을 토대로 세우려던 지역 거점 스포츠센터 건립사업에 관여했다는 진술이 있다.

수천억원대 평창동계올림픽 시설공사 수주와 관련해 스위스 누슬리사와 더블루케이 간 양해각서 체결 행사에 참석하고 문체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더블루케이를 대행사로 선정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 전 차관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9시간 넘게 밤샘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5시 30분께 귀가했다. 그는 제기된 의혹을 대체로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영재센터 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앞서 이달 15일 검찰이 삼성그룹 서초사옥 내 제일기획을 압수수색할 당시 김 사장의 집무실도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영재센터 설립 단계에서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 빙상 국가대표 출신 김모씨도 이날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김 전 차관과 최씨의 만남 등과 관련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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