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왜 찬성표를 던졌나?

입력 2016-11-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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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민연금과 삼성 미래전략실은 어제 저녁 늦게까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삼성물산 1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신선미 기자가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기자>

    검찰은 국민연금에 대해 10시간이 넘는 고강도 압수수색을 단행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중점 수사한 것.

    따라서 이번 수사의 핵심은 청와대와 삼성, 국민연금의 3각 커넥션을 밝히는 것입니다.

    Q. 합병비율 불리한 것 알고도 찬성했나?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제시한 합병 비율(1대 0.35)이 상대적으로 불리한데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적정가치로 산출한 합병비율은 1대 0.46"이라고 밝힌 리서치팀장의 발언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에 국민연금은 자체 검토안보다 불리한 합병비율에도 찬성한 것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주식 가치의 상승 여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는 입장입니다.



    Q. 의결권전문위원회 개최는 왜 안했나?

    합병 찬성 결정에 절차 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주요 의결권 행사 전 외부 인사들로 꾸려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합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땐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자체를 열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민연금은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찬성 결정을 해 전문위원회 의견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바와 같이 국민연금 내부에서조차 합병 비율에 대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Q. 합병 찬성 결국 국민연금에 수천억 손실?

    국민연금 측의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합병찬성으로 국민연금은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회사의 합병 이후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 평가액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손실액은 5900억 원에 달합니다.

    합병 후 국민연금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 실제 손실액은 이보다 적은 2300억 원.

    오르내리락 하는 주가를 근거로 합병 결정이 틀렸다고 할 순 없지만, 국민의 노후 자금으로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줬단 비판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Q. 검찰수사 ‘삼성 합병 무효소송’에도 영향?

    이번 검찰 수사로 다음달 15일 선고를 앞두고 있던 '삼성물산 합병 무효소송'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한 국민연금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물산과 국민연금은 민·형사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삼성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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