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적분할 등을 통해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했다는 분석입니다.
계속해서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이사회를 통해 미국계 헤지펀드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은 이미 예견됐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 지분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경영권을 좀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가장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이건희 회장과 삼성생명 등 삼성 측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약 18.44%인데 지분율 1% 높이는 데에만 당장 2조 원이 훨씬 넘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오너 일가가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신주 배당을 받게 되면 오너 일가는 지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지주회사는 현재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합쳐질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삼성은 그러나 이러한 시장전망을 일단 부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컨퍼런스콜 녹취] 이상훈 / 삼성전자 CFO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어떤 영향을 줄 지 검토하지만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검토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검토에 약 6개월이 걸릴 거라는 입장이어서 내년 5~6월쯤에는 인적분할 등 지주사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습니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자회사 지분 확보 비용이 수십조 원에 이르는 데다 이 과정에서 지분 조정 등 사전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야당 등 정치권에서 인적분할로 얻게 될 자사주 의결권 행사를 막는 법 개정 움직임이 있어 이 또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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