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기금, 韓 투자자금 이탈 움직임

김보미 기자

입력 2016-11-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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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큰손인 연기금들도 최순실 게이트 수사결과를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칫 국내 기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경우 국내 증시는 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엔책임투자원칙을 따르고 있는 전 세계 연기금은 약 304개.

    이들이 굴리고 있는 자금만 16조6천억달러, 우리 돈으로 2경원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1% 내외인 약 200조원을 우리 증시에 투자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기업 수사가 이어지고 있어 이들 기관이 투자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외 연기금들은 '뇌물 등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기업엔 투자하지 않는다'는 유엔의 책임투자원칙에 따라 자금을 운용합니다.

    연기금들은 "검찰 수사결과에서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이라도 대가성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외 연기금들의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 운용사 APG 이사

    “저희는 책임투자원칙을 따르고 있는데요. 기업이 운용을 할 때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기업에 투자하면 저희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고 있죠.“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즉 캘퍼스는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CJ, 한화 등 국내 9개 대기업 관련 종목에 2조3800억 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이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 관련 종목들은 정국 불안이 가중된 지난 9월말부터 대규모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국내 대기업에 대한 자금이탈이 해외연기금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창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보통 거래처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대상 또는 거래대상 기업에 대해서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존의 계약 조건에 따라 실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실사에 따라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거래를 중단, 또는 연기, 해지할 수가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중요 거래처인 유럽이나 미국이 삼성전자와의 거래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박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의 수싸움이 이어질수록 한국 증시와 코스피 주력 기업들에 대한 대외 평가는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수출기업의 거래 중단,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사태 장기화로 인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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