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위기를 기회로 바꾼 파스타면 스타트업 '반자' 이야기

입력 2016-12-06 10:06   수정 2016-12-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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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 = 박경랑 통신원] 누구나 알고 짐작하듯 창업의 길은 지구촌 어디서나 쉽지 않다. 수없이 많은 난관과 역경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취향과 품질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또 하나 타이밍도 맞아야 한다.

그리고 일관된 의지와 철학, 끈기, 웬만한 비난과 폄하에도 굴하지 않는 소신까지도 갖추어야 한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루돌프 형제가 파스타면을 생산하는 `반자(Banza)`라는 회사를 창업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3년 전인 지난 2013년.



형제는 창업 아이템으로 수없이 많은 기성제품이 있는 파스타면 제조를 택했다.

어찌보면 무모하기도 한 결정이었지만 건강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의 소비성향에 맞출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이었다.

형제는 건강한 파스타면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한 끝에 요즘 한국에서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병아리 콩을 이용한 조리법을 택했다.

사업은 비교적 순항, 2015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 25`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루어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자 파스타가 처음부터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루돌프 형제는 재작년인 2014년 CNBC 리얼리티 쇼 "레스토랑 스타트업"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된다.

소비자들에게 제품를 널리 알리고 쇼에 등장하는 레스토랑 경영자이자 호스트인 조 베스티아니치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도 있는 쉽지 않은 기회였고 형제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형제는 그들이 개발한 병아리콩 파스타에 대해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방송에서 그들은 상품포장, 수명과 회사 브랜드 에 대해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베스티아니치가 형제에게 "당신들은 제품에 대해 자신 있고 소비자들이 그 제품에 대해 어떤 맛을 느낄지 진정으로 이해한 것입니까?" 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질 정도로 푸대접을 했던 것.

쇼는 단 5분 동안만 진행됐지만 파급 효과는 너무나 컸다. 심지어 다른 TV 쇼에서 베스티아니치는 혹평으로 인해 절망하고 있는 형제에게 고객들이 조리 전 상태의 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하자고 빈정댈 정도로 거친 비난을 계속해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형제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은 오히려 회사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급반전이 일어난다.



일단 형제는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들이고 지적받았던 상품포장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소매상들과 협업을 도모해야 했고 그 결과 제품의 질이 향상됐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미국의 유기농 마켓 홀푸드의 임직원이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병아리콩 파스타에 대해 긍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도 큰 몫을 했다.

결국 노이즈 마케팅 비슷하게 됐지만 루돌프 형제는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베스티아니치로부터 투자금 7만 5천달러를 이끌어 내면서 상징적인 역전타를 날리게 된다.

사업 초창기에 2개의 상점에서 소규모로 회사를 운영하던 루돌프 형제는 현재 홀푸드, 크로거 등 유명 식료품점 등 무려 1천곳이 넘는 점포에서 성공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부족한 사업 자금과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데 난항을 겪고 있지만 루돌프 형제처럼 우연하게도 혹은 필연적으로 기회가 찾아오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한다.

창업 초기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에 대한 비난을 절망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들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사업을 성공시킬 가능성은 분명 있다는 것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반드시 기억했으면 좋지 싶다.



Park43120@gmail.com

*상기 기사는 한국경제TV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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