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재택·탄력근무 도입‥확산·정착 '시험대'

김정필 부장

입력 2016-12-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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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일주일중 하루 이틀만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가져봤을 것입니다. 은행권이 해외 주요 기업과 금융사들이 도입중인 재택근무, 탄력근무에 대한 실험에 나서고 있는데요. 은행권이 가장 먼저 도입했던 ‘주5일 근무’의 경우 처럼 제도 정착과 확산을 위한 시험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교대로 아이들을 깨워 식사와 준비물을 챙긴 뒤 유치원·학교에 보내고 나서야 부랴부랴 출근길에 오르는 맞벌이 부부의 모습은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출근 거리가 멀고 부부간 일정, 노부모 간병까지 겹치는 날에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닙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쉽지 않은 요즘, 오래 전 저출산·고령화에 접어든 일본은 토요타 등 주요 기업과 미쓰이스미모토 등 3대 은행을 필두로 재택근무, 탄력근무를 이미 도입했거나 서두르고 있습니다.

    고령화, 육아, 출산, 가사부담으로 효율 저하, 인력 이탈이 화두가 되는 것은 국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도입하거나 관련 검토가 한창입니다.

    경영진은 효율과 생산성 증대, 충성도 고취를, 구성원들은 스마트 환경에서 한층 여유 있는 출퇴근, 육아, 노부모 부양, 복지 향상, 업무 배분 등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인터뷰> A 은행 관계자

    “유치원 데려다 주고 할 때 도움되죠. 남자도 그렇고 조직 충성도 높아지면 생산성 향상 이어지고”

    지난 7월 재택근무와 자율 출퇴근제를 처음 도입한 신한은행은 현재까지 재택근무 등에 대한 반응이 당초 예상을 밑돌자 스마트 근무 확대를 공문과 정식 인사를 통해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도입을, 재택근무까지는 아니지만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정석을 없앤 스마트오피스, 탄력점포 운영 등을 추진하며 유연한 근무환경 도입을 저울질중입니다.

    다만 도입한 지 수 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업무 차질, 인사상 불이익 우려, 보수적인 기업문화, 구성원간 인식, 일본과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교감이 부족하다는 점은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B은행 관계자

    “조직 문화적 부분이 강하다. 눈에 안 보이면 일 안하는 것처럼 보이고, 서로 부담 신청자도 마찬가지고” ”

    여기에 더해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던 재택근무 도입 초기때 와 달리 최근 탄핵 등 혼란한 정국으로 정책이 동력을 상실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정부 정책과 경영진의 의지, 인식 변화, 실효성이 관건이 되는 가운데 은행권을 필두로 시행돼 초기 우려와 잡음을 극복하고 정착한 ‘주5일 근무제’처럼 또 다른 성공적인 혁신·변화로 뿌리 내릴 수 있을 지, 재택·탄력근무 도입은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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