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긴급체포…'삼성 합병 논란' 가중

입력 2016-12-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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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새벽에 긴급 체포됐는데요.

    각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뇌물죄 등의 처벌은 물론이고, 현재 진행 중인 삼성물산 합병취소 소송에도 다소간 영향이 예상됩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만일 이번 특검 수사로 국민연금과 삼성그룹, 청와대의 3각 커넥션이 사실로 확인되면 삼성물산과 국민연금은 민·형사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반대할 요인이 충분했던 국민연금이 외압에 따라 의결권을 위법하게 행사한 만큼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비율을 정한 삼성보다 손해배상 책임이 더 큽니다.

    하지만 합병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인터뷰> 법률 관계자

    “주식교환이나 합병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라 합병무효 판결 가능성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낮아보이고, 삼성물산 주주들이 국민연금 공단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합병 법인은 더 많은 법률관계를 맺기 때문에 합병이 취소되면 경제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재판부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단 것입니다.

    다만 일성신약 등 구(舊) 삼성물산 주주들이 국민연금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선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져 이와 비슷한 소송제기가 많아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삼성에 ‘뇌물죄’가 성립된다면 그룹 수뇌부에 대한 형사처벌도 가능합니다.

    수뢰액 1억원 이상인 경우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는데, 지난 10월 등기이사에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이 법적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산 545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자자로서 전 세계에서 존중받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금융 관계자

    "해외에서 합병 비율에 대한 판단을 해야하거나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많은데요. 과연 국민연금이 합리적인 투자자로서 외국에서 존중받을 수 있을까? 절대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주장할 때 말이 안 먹힐 가능성이 큰)"

    특히 국민의 피 같은 세금성 연금을 정부와 외부 세력의 입김에 따라 마음대로 유용한 만큼 국민연금 의무납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폭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가뜩이나 기금 운영 안정성이 안 좋아져 제대로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힘든 현실에서 국민의 불만이 높기 때문입니다.

    삼성에 유리하도록 합병 찬성뿐만 아니라 합병 비율까지 복지부 혹은 청와대 윗선 개입이 있었단 의혹이 제기되는 현재.

    합병 무효소송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과 국민연금 내부 어디까지 불통이 튈지 지금으로선 예측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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