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버스 방화범, 3대 보낸 후 '만원 버스' 골랐다

입력 2017-02-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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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에서 퇴근길 만원 버스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은 범행 1시간 30여분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6시 33분께 여수시청 앞 정류장에서 승객 40여 명을 태운 버스에 불을 지른 문모(69)씨가 같은 날 오후 시너와 손수레, 보자기 등 범행도구를 구매한 사실을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문씨의 행적을 진술과 함께 도로 곳곳에 있는 CCTV를 통해 확인했다.

특히 문씨는 사고 현장인 버스정류장에서 승객이 많은 버스를 기다린 듯 의자에 앉아 버스 3대를 보낸 뒤에 범행 대상 버스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문씨는 버스에 오르자마자 운전석 뒤에서 시너 통을 열고 불을 붙여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

하지만 운전사 임모(47)씨가 침착하게 앞뒤 문을 열고 "빨리 대피하라"고 외쳐 40여 명의 승객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이득희 여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시너의 속성상 불이 금방 번지기 때문에 관광버스처럼 뒷문이 없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운전사 임씨가 침착하게 대응해 곧바로 문을 열고 대피를 유도해 참사를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전날 열린 현장검증에서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하면서도 "내 땅이 3천∼4천평이나 되는데 국가에서 수용하고 보상을 해주지 않아 관심을 끌기 위해 버스에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문씨에 대해 현존자동차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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