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대우조선 살리기' 울며 겨자먹기에 은행권 한숨

조연 기자

입력 2017-03-17 19:32  

`대마불사` 고통 분담 요구하는 정부
"표심 잃을까" 묵인하는 정치권

정부 압박에 한숨 쉬는 시중銀



"어떤 경우에든 추가적인 혈세 투입은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자본 확충 가능성을 일축한지 불과 한 달 반 만에 정부는 3조원 안팎의 신규자금 투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2015년말 4조2천억원이란 대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도 대우조선은 살아나지 못한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 살리는데 필요한 비용이 도산시 발생하는 국가 경제 손실에 비해 훨씬 낮다"는 일관된 주장으로 추가 지원의 당위성을 역설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국책은행이 총대를 멧던 지난번과 달리 시중은행, 회사채 채권자 등 대우조선과 관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방침입니다.

산업은행 역시 "시중은행들이 프리라이더로 있는 형태로는 대우조선 회생이 어렵다"며 "(2015년말) 이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여신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정부 압박에 한숨 쉬는 시중銀

시중은행들은 당황스럽습니다.

지난 2년여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부담을 겨우 이제야 벗어나나 했는데, 다시 은행 스스로 부실 여신을 늘려야 한다니 곤혹스럽기만 합니다.

여기다 당국은 수시로 은행 실무진을 불러들이며 사실상 시중은행들의 결정을 강요하는 모습입니다.

A은행 관계자는 "산술적으로 결정하면 답은 나와있지만, 결국 분위기에 따라가지 않겠냐"며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 곤란한 입장임을 애둘러 설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대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도 살아날 것이란 확신이 없다는 점입니다.

B은행 관계자는 "이미 (지난 2015년 당시) 전망이 틀려, 또 돈을 붓지 않느냐"며 "2년 뒤 경기 호황을 예상한다는데, 현재 발주가 없다"고 회의적인 전망을 내비쳤습니다.

C은행 관계자 역시 "돈을 떼일 것이 훤히 보이는 부담스러운 요청"이라며 "구조조정 없이 추가 지원만으로는 회생이 불투명해 보인다"지적했습니다.


◆ 국회로 간 `대우조선 지원안`

한편, 이번 대우조선 추가 지원안은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국회를 향했습니다.

지난 2015년 4조2천억 지원이 `서별관회의`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고,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국정공백, 조기 대선국면에 들어간 만큼 여야당 지도부에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입니다.

`혈세 논란`과 `영남 표심`이란 복잡한 계산을 손에 쥔 정치권도 고민이 깊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부담스러운 대우조선 문제를 차기 정권에서 맞이하느니, 어떤 모양새든 이번에 털고자 할 것"이란 것이 중론입니다.

정치권 관계자 역시 "대우조선 유동성 문제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크게 지원안 내용에 대해서 뭐라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정공백을 틈탄 결정인데, 향후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과연 누가 책임을 지려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우조선 추가 종합지원 대책은 오는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 혈세로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을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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