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 아파트의 황당한 하자보수…건설사 '갑질'

이지효 기자

입력 2017-06-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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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입주를 막 시작한 새 아파트에서 부실공사 등의 문제로 각종 하자 분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하자 판정을 받아도 건설사들의 갑질로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입주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지효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4월에 입주를 시작한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위층에 누수가 생기면서 습기탓에 아랫집들은 온통 곰팡이 천지입니다.

    건설사가 하자를 확인한다며 뜯은 벽지는 두달이 넘도록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집을 비우면 고쳐주겠다며 자비를 들여 숙박업소에 가라는 말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A 아파트 입주민

    "제가 못 나간다고 하니까 그럼 모텔을 얘기하는 거예요. 애기들 데리고. 모텔비를 주겠다는 얘기도 아니고. '그럼 모텔에서 좀'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애기도 2명이고 첫째는 6살이라서 뭐를 아는 나이인데."

    하자에 대한 책임이 있는 본사는 지사에 떠넘기기 바쁩니다.

    <인터뷰> A 아파트 입주민

    "고객센터에 전화도 하고 그 하자 1:1 문의란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하는 말이 '현장답변입니다' 그렇게 왔어요. (다른 입주민이) 본사로 찾아간 적이 있는데. 아예 인포에서 막혔다고 하더라고요."

    주요 건설사들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건설사 3곳이 함께 지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바닥은 습기 탓에 들떴고 벽면에는 물이 고여있어 새 아파트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건설사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기 바쁘고 심지어 협박까지 합니다.

    <인터뷰> B 아파트 입주민

    "(하자보수 해주는 거) 다른 데다 말하지 말라고. 어디는 공사를 해준다고 얘기를 하니까 거기 대라고 (한 거예요). '누구냐고, 대라고' 이렇게 배짱을 부리더라고요."

    이렇게 건설사들이 갑질을 벌여도 입주민 입장에서는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게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미란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개개인으로 대응해서는 (보상을) 못 받으실 거예요. 그냥 미봉책처럼 땜빵식 보수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까 보수방법도 잘 협의해야 되고, 기간도 잘 협의해야 합니다."

    분양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하고, 하자를 처리할 때는 나몰라라 하는 건설사들의 이중적인 태도에 입주민의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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