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588’ 홍등 꺼질까…재개발사업 '난항'

이지효 기자

입력 2017-06-30 18:34   수정 2017-06-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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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 때 대한민국 성매매 1번지로 불렸던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 일명 '청량리 588'이 지난 3월 강제철거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일부 성매매 업소들은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고 집장촌내 상인들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지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청량리 588'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 일대.

    골목 어귀부터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눈에 띕니다.

    <기자 스탠딩>

    "미아리, 천호동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으로 꼽히던 일명 청량리 588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골목에 150곳 넘는 성매매 업소가 들어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강제 철거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업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성매매 업소들이 사라지고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데 대해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허인숙 / 서울 동대문구

    "여기가 청량리가 원래 발전이 안됐었는데 이렇게 한다니까 너무너무 좋아요. 깨끗해지고 우선은. 그리고 이제 많은 상가가 들어오면 발전도 좀 되고."

    <인터뷰> 남궁호 / 서울 동대문구

    "인식이 별로 안 좋았었는데. 청량리 역하면 성매매 골목... 그런데 지금은 좀 좋아질 것 같아요."

    하지만 깨지거나 부서진 건물들 사이로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성매매업소가 눈에 띕니다.

    수십 년간 이곳에서 터를 잡고 장사를 해 온 일반 상인들도 갈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김한경 / 재개발구역 상가 세입자

    "내가 여기서 한 40여 년 살았는데, 좀 아쉬워요. 주위 분들 아는 분들도 많고. 그래도 그렇게 오래 살았으면 고향 같은 덴데. 청량리가 그래도 이렇게 생겼어도 좀...나는 좋아."

    수십 년간 얼굴을 맞대고 살아온 이 지역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재개발추진위원회와 철거대책위원회로 나뉘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재개발 추진위원회 관계자

    “상가를 달라고 써 붙여 놓았더라고. 뜨내기로 들어와서 상가를 달라고 하면 여기서 평생을 이 골목에서 산 사람들은 아파트 한 채씩 줘야하는 거 아니야.”

    <인터뷰> 박지선 / 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저 같은 경우도 13년 된 상가 세입자고 저희 시부모님도 43년 된 상가 세입자인데 강제집행 당했어요. 여기 조합원 자체가 여기서 포주했던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이 저희한테 무슨 대화를 하겠어요. 매번 와서 주먹이나 휘두르고 빨리 나가라고 하고.”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나타나는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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