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6년간 근무했던 아나카트리나 세드레트스키는 중국에서 애플와치의 조립라인에 관여했었다. 애플와치 뿐 아니라 전자 디바이스의 제조공정에서는 지금도 사람의 수작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하이테크 제품의 조립 현장에서 로봇화나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수작업이라고 한다.
시중에 출시되는 전자 디바이스의 다수는 중국의 위탁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발주한 기업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감사팀을 파견한다. 아나카트리나 세드레트스키는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애플의 전 엔지니어였던 사무엘 웨이스 등과 함께 Instrumental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을 설립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Instrumental은 모든 제조공정을 HD 화질의 이미지로 기록하고 원격지에서 공정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개별 제품의 완성 상황을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Instrumental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작업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머신러닝을 활용한 자동화에 있다. 동사는 여러 제조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자기판의 제조 현장에서는 부품의 극히 사소한 사이즈 차이가 문제를 발생하는 원인이 되는데, Instrumental의 시스템은 어디에 있는 부품이 잘못 되었는지 그 데이터를 모아 사전에 경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소프트웨어가 이상이 있는 부품을 인지하고 정확하게 문제 위치를 짚어 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Instrumental은 PEARL사에 동사의 시스템을 납품했다. PEARL사는 자동차 번호판에 간단히 장착할 수 있는 후방 모니터 카메라 `RearVision` 등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신흥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인 Light사와의 협력도 시작했다. 또한 폭스콘이나 Flex, Primax, Goertek과 같은 대형업체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현재 직원수 12명의 Instrumental은 지금까지 1,030만 달러의 자금을 Eclipse와 First Round, Root Ventures에서 조달받았다. 아나카트리나 세드레트스키는 앞으로 시대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로봇 자체가 아니라 로봇에게서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구축에 이용하고 이를 통해 자동화된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공장의 자동화는 필연적인 흐름이다. 중국에서는 로봇의 이용을 2배까지 늘렸고 2020년까지 80만 대의 공업로봇을 도입하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런 자동화 확대는 미국으로 고용을 되돌리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수작업의 경우 노동력이 저렴한 아시아가 유리하지만 자동화가 진행되면 굳이 이런 일을 아시아에 맡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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