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규제 사각지대로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출 규제나 전매 제한을 안 받는 지식산업센터의 경우는 수천 만 원에 이르는 웃돈까지 붙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지식산업센터.
내년 3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수천 만 원의 웃돈이 붙었습니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이으면서 불법·편법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지금 전매가 너무 많아서 근래에. 현금 8,000만원에서 1억 정도가 현금으로 왔다 갔다 하니까 표시가 안나요. 얼마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고. 지금은 많이 한 집에는 60건을 했다고 그래요. 전체 60건이 1,000만원이라고 하면 돈 6억 원이에요."
주택시장 과열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또 다른 형태의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겁니다.
LTV·DTI 강화나 양도소득세 중과 등 각종 규제가 주택시장에 집중되면서 지식산업센터나 상가,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투기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더라도 풍선효과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규모의 유동자금이 유입된 만큼, 이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아파트를 살 때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 LTV는 40%이지만, 꼬마빌딩이나 상가는 60~70%가 적용됩니다.
원리금분할상환 같은 규제도 받지 않습니다.
특히 지식산업센터는 LTV가 최대 80%이고 취득세 감면 같은 세제혜택도 주고 있어, 뭉칫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8·2 부동산 대책 이후로 강남권 재건축 등 최근에 가격 상승세가 있었던 곳에 대한 투자자들이 접근이 아무래도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상가, 꼬마빌딩, 지식산업센터 같은 임대료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많은 관심이 전환될 것으로 보이고요. 실제로 여기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환금성이 떨어져 주목받지 못했던 토지도 최근 거래 문의가 급증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이라도 비사업용 토지는 대출 규제나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누르면 결국 풍선이 터지는 만큼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주식시장 등 다른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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