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코 요정’ 이세영 “작품 캐릭터마다 저를 캐릭터화 해요”

입력 2017-08-1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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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예쁜 얼굴을 그대로 유지하며 매번 폭 넓은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성숙된 연기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배우 이세영.

늘 ‘아역 배우 성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이세영이 지난달 22일 종영한 KBS2 드라마 ‘최고의 한방’에서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체불가 매력을 뽐내며 다시 한 번 ‘로코 요정’임을 증명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배우들의 호흡 덕분에 정말 끝까지 힘내서 달려왔어요. (윤)시윤 오빠에 대한 믿음은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감독님도 세 분이 연출하셨는데,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예능 드라마 ‘최고의 한방’은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시대의 20대 청춘 소란극. 예능 PD 유호진의 첫 드라마 연출, 배우 차태현의 첫 PD 도전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예능 드라마였지만 배우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어요. 감독님들도 그랬던 것 같아요. 차태현 감독님은 연기자인 감독님이기 때문에 디렉션을 많이 기대했어요. 감독님이 걱정되기도 했죠. 다른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셨거든요. 힘드실 테니 건강이나 컨디션 조절도 하셨으면 좋겠는데 연기지도도 하시고 애드리브나 유머 코드 이런 것들도 계속 생각하셨어요. 촬영이 끝나고도 출연 배우들을 잘 케어 해 주시려고 새벽 4시에 같이 맥주 한 잔 하러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 조언도 해주셨고요. 끝까지 놓지 않으셨어요. 차태현 감독님은 오픈 마인드에요. 방향을 제시해주시고, 길잡이가 돼 주세요. 유호진 감독님은 엄청 섬세한 여자 선생님과 대화하는, 교감하는 느낌이에요. 촬영 초반에 제가 놓쳤던 감정선에 대해 언급하실 때 감동했어요. 물론 예능 인기 PD님이라고 해서 웃음 코드만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겠지만, 제가 놓쳤던 디테일한 감정선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는데 신뢰와 존경심이, 콘티를 대본에 살짝, 귀엽게 그려오셨는데 꼼꼼하게 챙기시는 모습에 믿음도 갔고요. ‘끝날 때까지 체력이 버텨주셔야 하는데’라는 생각 했는데 다행히 건강하게 버텨주셨어요.”

이세영은 극중 각박한 삶 속에서도 밝은 에너지로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3년차 공시생 여주인공 최우승 역을 맡아 열연했다. 죽마고우 이지훈(김민재)의 사랑을 열렬한 사랑을 받았고, 과거에서 온 유현재(윤시윤)과 러브라인을 이루면서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최우승의 감정을 빡빡한 촬영 스케줄 속에 완벽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때는 어떤 행동을 해도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야 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 됐어요. ‘최고의 한방’ 때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편했던 것 같아요. 성의 없어 보일까봐 조금 더 캐릭터화 시켜 연기하기는 했지만요. 걱정했는데 차태현 감독님이 그런 연기톤이, 색이 좋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많이 꾸미지 않으려 했어요. 연기나 목소리도 치장하지 않았죠. 저도 예쁜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우승이 캐릭터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극 초반에는 망가짐도 불사한 코믹연기를 통해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고, 후반에는 애틋한 멜로 연기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층 물오른 성숙한 미모와 빼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 시키며 밝은 캐릭터이지만 그 내면에는 상처로 가득 찬 인물을 몰입감 있게 표현해내 그의 연기 내공을 가늠케 했다.

“현장에 홍일점은 없었어요. 홍일점이라면 보나? 비주얼 담당은 차은우? 얼굴 천재가 오는 날은 다들 눈 호강하는 날이었죠. 저랑 있는 날은 재미있는 날이고요. 웃음꽃이 피었어요. 저는 예쁜 스타일이고 싶었는데, 의도대로 안 되더라고요. 저는 평상시에는 우승과 거의 흡사한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표현은 해요. 방식은 조금 다른 것 같지만요. 직접적인 건 좋지만 과도한 애교 같은 건 좀 낯간지러운 것 같아요.”

‘최고의 한방’ 최종회에서는 최우승(이세영)과 시간여행을 마치고 온 유현재(윤시윤)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그려지며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

“지훈이와는 연결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재와는 러브라인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재는 외롭게 돌아가는 안타까운 결말이 아닐까 생각했죠. 우승이는 지훈이와 현재 모두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물론 현재가 메인 남자주인공이니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러브라인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확실히 현재가 매력이 있고, 저랑도 연기 케미가 좋았어요. 나중에 현재가 좋아져야 하니까 감정선을 계속 넣는 장면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도 상대 배우와의 케미가 빛났다. 극중 두 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설렘 가득한 전개를 이끌어 나간 이세영은 사랑에 빠진 수줍은 소녀의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특히 상대 배우 윤시윤과 만들어내는 로맨스는 설렘 그 자체였다. 우승과 현재 커플을 칭하는 ‘따봉커플’ 애칭을 생성, 본 커플을 응원하는 열렬한 지지자를 양성했다.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출중한 캐릭터 소화력은 물론 누구와 붙어도 생성되는 케미를 자랑하는 이세영의 열연이 이번 드라마에서 역시 큰 볼거리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로코 요정’이라고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해요. (윤)시윤 오빠가 잘 이끌어줬어요. 젊은 배우들이 많았는데, 끝날 때까지 컨디션을 체크해주기도 하고요. 촬영이 끝난 후 어떤 부분에 대해 고마웠다거나 응원, 격려 말 등을 해줬어요. 세심하게 동생들을 챙겼죠. 오빠도 힘들었을 텐데 말예요. 제가 누나, 언니 배우가 되면 저렇게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변화무쌍하게 캐릭터를 넘나드는 이세영의 연기력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작품에서 늘 발전된 연기를 펼쳐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춘기 메들리’를 통해 청순한 이미지를 얻은 그는 ‘트로트의 연인’에서 악독하게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녀로 변신. ‘뱀파이어 탐정’에서는 거친 성격과 보이시한 스타일을 선보여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재벌가 둘째 딸 역으로 통통 튀는 발랄함에 사랑스러움까지 발산하며 모든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았다. 청순하거나 털털하거나 진지하거나 발랄하거나. 이세영은 상반되는 캐릭터들을 모두 이질감 없이 소화해내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로 성장해온 것이다.

“작품 캐릭터마다 저를 캐릭터화 해요. 일본 드라마와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노다메 칸타빌레’ 같은 작품 속 여주인공이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야죠.”

이처럼 이세영은 사극부터 현대극, 공포부터 로코, 악역부터 선한 역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장르 및 캐릭터 불문 한계 없는 연기 변신으로 대체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예능에서 보여주는 열정적인 모습과 뷰티프로그램 MC로 활약하며 재치 있는 입담을 증명했음은 물론, 출중한 노래 실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배우로 주목 받고 있다.

“‘겟잇뷰티’를 들어가기 전에는 걱정이 많이 됐는데, (이)하늬 언니가 잘 이끌어주시고 분위기가 정말 화목해요. 서로 잘 챙겨주고 하니까 훈훈하게 힐링하는 느낌이 들어요. ‘복면가왕’은 긴장을 해서 아쉬웠어요. 제 애창곡들은 남자 노래가 많고, ‘올인’ OST가 완전 애창곡이에요. 근데 남자 노래고 이미 다른 분들이 한 곡들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곡이 없었다가 ‘오빠야’는 거의 처음 들은 노래인데, 친구가 어울릴 거 같다고 해서 녹화 3~4일 전에 정해서 했어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고 어렸을 때는 아이유처럼 음악에 재능이 있는 게 연기에 재능이 있는 거보다 부러웠어요. 춤은 몸치인 것 같아요. 운동할 때 사이드 스텝이 헷갈릴 정도거든요.”

데뷔 21년이 됐지만 이세영은 아직 어리다. 때문에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이고, 승부욕 있는 그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려 한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

(사진제공 = 프레인TPC)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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