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들, 영화 '청년경찰' 상영 중단 요구한 이유

입력 2017-08-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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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수 500만을 넘어서 흥행 순위 3위로 고공행진 중인 영화 `청년경찰`에 대해 중국동포들이 상영 중단과 함께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주환 감독, 박서준·강하늘 주연의 `청년경찰`은 두 경찰대생이 한밤중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코미디 영화로 지난 9일 개봉했다.

영화에는 서울 대림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선족 폭력조직이 가출 소녀들을 납치해 난자를 강제 적출, 매매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림동은 경찰도 어쩌지 못하는 범죄 지역으로 묘사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중국동포, 다문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한국 영화 바로 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시 구로구 대림역 12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경찰`은 동포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영화"라며 "상영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박옥선 귀한중국동포 권익증진 특별위원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중국동포를 지나치게 헐뜯고 대림동을 범죄의 소굴로 표현했다"며 "70만에 이르는 중국동포와 한국사회의 상생 노력, 특히 대림동을 활기차고 안전한 지역으로 가꾸려고 애쓰는 많은 이들의 노력을 무산시켜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관광형 마을로 변화·발전하는 대림동을 조선족 조직폭력배가 활개 치는 곳으로 묘사해 `위험한 곳`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인식하게 만든 것에 분노한다"며 "아무리 창작예술이라도 사회적 소수자를 범죄집단으로, 특정 지역을 범죄도시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며, 상영을 저지시켜야 할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재한동포총연합회, 중국동포한마음협회, CK여성위원회, 귀한중국동포권익증진위원회, 동북아평화연대, 이주민센터 친구, 재한동포문인협회, 중국동포커뮤니티리더스포럼,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재외동포포럼, 한중사랑교회, 재한중국교민상회, 외국인자율방범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영화 배급사·제작사·출연 배우 등을 대상으로 `영화 상영 중단` `중국동포사회와 대림동 지역주민에 대해 제작진·출연진의 사과` `영화가 허구라는 사실 공표` `드라마·영화·오락프로 등에서 중국동포 비하 중지`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설 것을 천명했다.

대림동 상인대표로 집회에 참석한 이동운 재한중국교민상회 회장은 "현지인과 재중동포가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짓밟은 영화"라며 "서울 7대 상권 중 하나인 대림동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렬 재한동포문인협회 대표는 "중국동포는 조선족이면서도 중국 공민"이라며 "가뜩이나 꼬여 있는 한중관계를 더 어렵게 만드는 영화"라고 지적했다.

중국동포단체 관계자들과 영화를 관람했다는 김성학 재한동포총연합회 회장은 "제작사와 감독은 가공된 허구의 내용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영화 자막에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아 무시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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