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살균 소독제로 매일 입안을 씻으면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 건강과학센터 네이든 브라이언 교수는 최근 미국 자연요법협회(ANMA) 연차총회 초청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클로르헥시딘을 비롯한 살균·소독제 성분이 든 구강청정제들이 유해 세균이나 입 냄새 제거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질소산화물을 생산하는 유익한 세균까지 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질소산화물은 체내 세포 간 교신을 돕고 혈관 이완과 혈압 조절 역할을 해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예방에 필수적 물질 중 하나다.
채소 등을 통해 섭취된 질산염은 구강과 장 속 세균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다시 산화질소로 바뀌게 된다.
질소산화물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브라이언 교수는 따라서 꼭 필요한 때 적절히 이용하지 않고 매일 습관처럼 이런 구강살균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구강 위생상태가 나쁘고 입안 염증을 오래 방치하는 것도 질소산화물 생성을 저해하고 혈관내피세포를 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화질소의 혈관 이완·확장 효과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기능과도 관련 있는데, 잇몸 염증이 만성화하고 심한 사람의 발기부전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브라이언 교수는 질산염이나 아질산염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도 몸에 여러모로 해로우며 정상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통해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교수에 따르면, 무분별한 구강 살균제 사용이 심혈관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들은 여럿 있다. 예컨대 영국 퀸메리대학 연구팀은 구강 살균제를 거의 날마다 사용하면 혈관을 이완시키는 좋은 세균을 죽여 혈압을 높이며, 이런 효과는 `사용 당일부터`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활성산소 생물학 및 의학(FRB&M)`에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호주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클로르헥시딘 등 살균제로 자주 가글링하는 것이 임질 예방과 확산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임질균이 입안이나 목에 잠복해 있다가 키스나 구강성교로 옮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구강살균제 남용이 오히려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를 번성케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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