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아저씨가 땅에 떨어져 쓰러진 걸 봤기 때문에 불이 무섭다는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무조건 뛰어들어가서 구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장순복(49)씨는 지난 3월 23일 오후 4시께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꽃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 이웃한 철물점 안에서 철물점 주인 김모(52)씨의 아내가 달려 나오며 "남편이 안에 쓰러져 있다. 살려달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장씨는 곧바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이 나기 시작한 철물점 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쓰러져 있던 김씨를 발견했다. 그는 철물점 지붕 위에서 작업하다 떨어져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김씨를 데러 나올 수 없다고 판단한 장씨는 밖으로 나와 자신의 아내와 인근 주유소 직원 2명과 함께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 김씨를 안전하게 밖으로 구출한 뒤 심폐소생술을 했다.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은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장씨도 손과 팔목에 화상을 입고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장씨와 장씨의 부인, 주유소 직원들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김 씨는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았다.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을 구하다 다친 장씨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9급)로 선정돼 지난 5일 정찬민 용인시장으로부터 증서를 전달받았다.
의사상자는 자신의 직무가 아닌데도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이나 재해에 처한 다른 사람을 구하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이다.
앞서 그는 LG의인상과 용인시의인상도 받았다.
장씨는 "평소 아내와 함께 구성동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소방훈련을 받고 심폐소생술을 배운 것이 이웃을 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다음에도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똑같이 구출하러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구성라이온스클럽회장, 구성동 체육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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