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자 이야기 들어주기만 해도 살릴 수 있다"

입력 2017-09-07 21:05  


"자살 시도자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만 해도 다 살릴 수 있습니다."

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종화 교수는 "지금까지 자살 시도자와의 협상 현장에서 아무도 죽지 않았다"며 대화를 100% 신뢰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2006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뉴욕 경찰(NYPD)에서 자살 예방과 위기협상 교육을 받은 이후 2009년 경찰대에 위기협상 과정을 개설하고 2013년부터 센터를 통해 일선 경찰관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 교수는 8일 열리는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자살 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다른 경찰관, 소방관, 전문가, 일반인 등 23명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그에 따르면 자살 시도자가 건물 옥상이나 한강 다리에 오르면 다가가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사람은 구급 요원이 아닌 경찰관이다.

이 교수는 "아무런 매뉴얼이 없던 시절 경찰관들이 자살 시도자를 `어차피 죽을 사람`이나 범법자 취급을 하고, 현장에서는 `뭐 하는 거야?, `당장 내려와!`라고 다그치기부터 했는데, 이런 관점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살 시도자에게 다가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정말 자살할 생각이 있는지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살 시도는 그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을 다 써봤는데 해결이 안 되니까 남은 유일한 방법이 자살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자살 시도자에게 다가가서 정말 자살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으면 오히려 당황합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힘들어 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거나 물어봐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자살 의사를 확인한 뒤 왜 자살하려는 것인지 물으며 대화를 하다 보면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많이 힘드셨겠다. 내려오시면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설득하는 하는 것이 다음 과정이다.

이 교수는 "뛰어내리기 직전의 사람에게 내려오라고 소리부터 지르는 것은 `당신의 감정에는 아무 관심 없으니 잔말 말고 내려와`라는 표현밖에 되지 않는다"며 상대의 감정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3년 이후 매년 수백 명의 경찰관이 자살 시도는 물론 가정폭력이나 인질 사건으로 커질 수 있는 데이트 폭력 등의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협상 교육을 받았다.

이 교수는 "경찰관들이 자살 시도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교육을 나가면 정말 열심히 듣고 나중에 `강의가 현장에서 실제 도움이 됐다`며 인사를 전해 올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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