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서 수상 '이유있는 영광'...이준익 뮤즈?

입력 2017-10-2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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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최희서 "`엄친딸` 선입견 벗고 연기로 평가받고 싶어"(종합)
최희서, 영화 `박열`서 유창한 일본어 연기로 호평
최희서, 여우주연상·신인여우상 2관왕




최희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25일 거행된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희서가 신인 여자배우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기 때문.

당장 영화계 안팎에서 이번 최희서의 수상에 대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여창용은 언론을 통해 “청룡영화상과 함께 위엄을 과시했던 대종상의 아성이 무너졌다”라며, “적체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다 지난해 ‘대충상 영화제’라 불릴 만큼 최악에 직면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최희서 수상 논란은 영화계 진흙탕 싸움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며, “지금 최희서에게 필요한 건 수상 자격 비난이 아닌 진심어린 축하 인사”라고 밝혔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이준익 감독의 `박열`은 5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최희서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택시운전사`는 최우수 작품상과 기획상을 받았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수상이라는 평가다.

두 차례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제작사 더램프의 박은경 대표는 "이 상을 `택시운전사`에게 준 것은 아픈 현대사에 대한 위로와 바른 언론에 대한 응원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독상은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받았고, 남녀주연상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의 설경구와 `박열`의 최희서에게 돌아갔다.

최희서도 여왕이 됐다. 최희서는 신인여우상도 받아 2관왕의 영예를 안았으며, `박열`은 감독상, 여우주연상, 신인여우상 외에도 의상상과 미술상도 받아 5관왕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희서가 대종상에서 신인상에 이어 여우주연상까지 휩쓴 가운데 수상소감 과정에 낯선 목소리가 함께 전파를 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희서는 이날 4분 가량의 소감을 통해 벅찬 심정을 드러냈다.

최희서는 "내가 이런 자리에 설 기회가 또 없을 것 같아서 말이 길어진다"면서 "우리 삶이 결과 위주로 가는 것이 안타깝다. 내가 항상 감동을 주거나 흥행하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작품하면서 진실 되게, 포기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희서의 수상소감이 중계되는 과정에서 낯선 목소리가 끼어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계를 맡은 TV조선 스튜디오 제작진은 최희서의 수상소감이 길다며 "그만 합시다 좀"이라거나 "아 진짜 돌겠다. 얘 누구냐" 등의 말을 뱉어냈다.

그는 최희서 뿐 아니라 객석의 이준익 감독을 담으면서는 이 감독을 `빡빡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에서 여주인공인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은 최희서는 이 감독의 전작인 `동주`(2016)에서 윤동주를 짝사랑하는 일본 여성 쿠미 역을 맡아 일본어 연기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린 배우다.

이 감독의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최근 `이준익의 뮤즈`로 떠오르고 있지만,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로 데뷔해 10년 가까이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경력을 쌓아온 `중고 신인`이다.

초등학생 시절 5년간 일본에 살았던 경험 덕분에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지닌 그는 고교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 영어에도 능통하고, 연세대를 졸업한 소위 `엄친딸`이다. 하지만 자신의 프로필을 본 사람들로부터 "왜 연기를 하느냐", "아깝다"는 얘기를 계속 들으면서 선입견을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포털사이트 프로필에서 학력을 일부러 지웠다고 한다.

최희서가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생 시절 처음 접했던 연극 무대를 통해서였다.

최희서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한인 학교에서 하는 연극 `심청전`에서 주인공 심청을 맡았는데 그때 무대에 서는 게 좋아서 언젠가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가졌어요.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도 연기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 무대에 섰고요. 대학 들어가자마자 찾아간 곳도 입학실이 아니라 연극 동아리였다"고 했다.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로 연기자로 데뷔한 최희서는 이후 오디션에 수없이 떨어지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의 길을 택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은 없다고 한다. 힘든 시절에도 학창시절 만난 친구들과 함께 돈을 모아 직접 연극을 만들고 극장을 대관해 무대에 올리며 연기를 쉬지 않고 이어왔다.

당시 연극 연습하러 가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대본 연습을 하던 최희서의 모습이 `동주`의 제작자인 신연식 감독의 눈에 띄면서 `동주`에 캐스팅됐고, 이준익 감독과의 인연은 `박열`로 이어졌다.

`박열`은 간토 대학살이 벌어졌던 1923년 당시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라며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생각을 행동에 옮긴 진취적인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최희서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접한 분들이 후미코가 참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얘기를 해 주시니 기분이 좋다"며 "연기자로서 재미있으면서도 고민되는 부분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그 작업을 좋게 봐주신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최희서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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