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보훈처장 "유리 천장? 신념·원칙에 따라 행동"

입력 2017-11-03 22:12  


"`처음으로 유리 천장을 깼다`, `어떻게 유리 천장을 깼나요` 이런 말을 많이 듣는데 깨려고 깬 건 아니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졌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행했습니다"

여군 헬기 조종사 출신으로 국가보훈처 사상 첫 여성처장에 오른 피우진(61) 처장은 30년간 군인으로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신념에 따라,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삶"이었다고 3일 평가했다.

지난 1979년 소위로 임관, 군 생활을 시작한 피 처장은 특전사 중대장, 육군 헬기 조종사 등을 지내며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유리 천장`을 뚫은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주최로 교내 행정관에서 열린 이날 특강에서 피 처장은 "남녀가 군 임무를 수행하는데 다르지 않다"면서 "여성이라 할 수 없거나 남성이라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피 처장은 이날 특강에 참석한 학생 50여 명을 상대로 대학생 시절 취업에 대한 고민 끝에 여군에 지원한 일, 여군에게는 기능에 따른 병과가 아닌 `여군`이라는 병과가 주어졌던 일 등을 담담히 설명했다.

피 처장은 "군대는 계급이 있지만, 계급 안에서는 남녀가 평등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당시 군은 여성을 받아들이는데 처음이기도 하다 보니 근무하는 데 있어 어려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피 처장은 그간 여군이 처한 상황이나 부당한 대우에 맞서 싸운 자신의 경험 등과 관련해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길 수 있느냐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것은 용기가 아니라 분노였다"며 단언했다.

그는 앞서 2006년 출간한 자서전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에서 대위 시절 여군 하사(부사)관을 술자리에 보내지 않고 버티다 전투복을 입혀 보냈다가 노여움을 산 일화 등을 고백한 바 있다.

피 처장은 "군대라는 곳이 흔히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다`고 하지만 그건 작전, 전시 때"라면서 "군대는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고, 국가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방암 투병을 이유로 지난 2006년 강제 퇴역했다가 여러 차례 소송을 통해 군으로 되돌아온 경험을 설명하며 "나 같은 사람이 끊임없이 생기고, 이런 문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피 처장은 보훈처 수장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면서 "보훈 가족을 중심으로 그들의 헌신, 희생을 국가가 보호·보상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이라는 것은 조금 왜곡된 부분도 있고 편향성도 있는 만큼 교육을 통해서 보훈을 알리기보다 보훈 가족의 삶을 알려주고, 국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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